4월8일, 강릉에서 지인의 결혼식이 열려 부케를 받으러 갔다. 지인이 부케를 두 번 던졌는데 두 번 다 부케를 한번에 받아서 뿌듯했다. 결혼식이 끝나고 강릉에 있는 카페거리(이름이 기억이 안난다...)를 거닐다가 삼척솔비치 호텔로 향했다. 우리 커플의 100일이 4월10일이기 때문. 100일 기념 여행을 다녀온 셈이다. 남자친구가 맨 아래 사진처럼 해변이 보이는 방을 예약해두어서 상쾌한 풍경을 즐길 수 있었다. 차를 타고 10분 정도 이동해 횟집이 모여있는 어시장에서 횟감을 사와 술을 마셨다. 저녁에는 호텔 주변을 돌며 산책을 했다. 윗쪽의 사진처럼 건물의 야경이 무척이나 멋졌다. 다음날 화난 목소리로 엄마에게 전화가 왔는데... 엄마는 내가 당일치기로 여행을 다녀오는 줄 아셨나보다. 나는 엄마에게 남자친구와 1박2일로 여행을 다녀오겠다고 말한줄 알았는데 아니었단다. 엄마는 내가 집에 들어오지 않았다고 아빠가 난리가 나셨다며 싸늘한 목소리로 나를 혼냈다. 어린 애도 아니고 삼십대 중반을 향하는 내가 결혼 앞둔 남자친구와 1박2일로 여행을 다녀온 게 무슨 잘못인지 내 입장에서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남자친구가 결국 우리 엄마에게 전화를 걸었다. 지금이 조선시대도 아니고 이게 무슨 상황인지 남자친구에게 너무나 미안했다. 집으로 가는 차 안에서 내내 속이 울컥했다. 여행을 엄마 때문에 망친 기분이다. 


여행을 다녀오는 길에 남자친구의 누님네 가족과 저녁을 먹었다. 남자친구도, 남자친구의 누님네 부부도, 남자친구 누님네 아들도 모두 대화를 즐기는 것 같았다. 나만 말이 없었다. 이 가족의 화목함이 무척이나 부러웠다. 집에 도착하자 엄마와 아빠가 언성을 높이는 소리가 들렸다. 돈 때문이다. 이날 나는 불행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며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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