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5일, 드레스 투어

from 기록 2017. 4. 20. 19:17

스드메(스튜디오, 드레스, 메이크업의 줄임말)를 원*에서 하기로 결정한 뒤 원*에서 추천해준 웨딩드레스 샵 가운데 두 군데를 골라서 드레스 투어라는 것을 해보았다. 한마디로 본식 때 입을 드레스 종류를 고르러 가는 것. 한 샵당 드레스 네 벌을 입어보았다. 원*에서 말하길, 드레스 투어 시 한 샵당 피팅비 3만원이 발생한다고. 예비 신부에게 드레스를 입혀줄 때 손이 많이 가기 때문인 듯 하다. 내가 들른 두 샵 모두 촬영은 금지였다. 내가 아직 샵을 결정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촬영을 할 수 없다는데, 솔직히 이해할 수 없었다. 결국 웨딩드레스 스케치 도안이라는 것을 출력해 갖고 가서 남자친구에게 드레스의 특징과 문양을 그려달라고 부탁했다.



그림 못 그린다고 해놓고 의외로 꼼꼼하게 웨딩드레스의 특징을 기록해놓은 남자친구의 스케치 솜씨. 첫번째 들른 샵에서 세번째로 입은 미카도 실크 소재 드레스가 내 이미지와 어울려 마음에 들었지만 엄마는 과체중인 내 몸매가 도드라져보인다며 제일 처음 입은 드레스를 추천하셨다. 남자친구도 첫번째로 입은 드레스가 가장 잘 어울린다고 하길래 그걸로 예약했다. 내가 선택한 샵인 *이미브라이드 원장님 말로는 목이 짧고 어깨가 좁은 내 체형에는 하트넥, 오프숄더, 그리고 내 입술보다 작은 문양이 들어있는 디자인의 드레스가 어울릴 것이라고 했다. 두번째 들른 샵에서는 내가 원하는 디자인을 명확히 이야기했는데, 네 벌 중 마음에 드는 드레스는 단 하나 뿐이었다. 작은 비즈가 촘촘히 박혀있는 세미 머메이드 디자인의 원피스를 제외하고 나머지 드레스들은 문양이 지나치게 크고 디자인이 촌스러워보였다. 드레스 투어를 하며 느낀 점은 아무리 예뻐보이는 드레스라 하더라도 내 체형을 고려하여 직접 입어보아야 나에게 어울리는지 여부를 알 수 있다는 것이다.

 

드레스 투어를 마치고 배가 고파 압구정 로데오역 근처 아무데나 눈에 보이는 식당을 찾아 들어갔는데 밥값만 비싸고 음식이 너무 맛이 없어 놀랐다. 식사 자리에서 엄마는 남자친구에게 소개팅을 극구 사양하는 딸한테 사람 만나는 연습도 해볼 겸 소개팅에 나가보라고 했는데, 머리숱도 얼마 없다고 하고 키도 주선자로부터 들은 것 보다 작고 강남에 집이 있는 줄 알았는데 그것도 아니었다, 그래서 내가 주선자인 (남자친구의) 이모님께 한마디 했다. (남자친구의) 이모님이 중간에서 마음 고생을 하셨을거다. 이제는 둘만 행복하게만 살면 된다. 우리 딸이 나이만 먹었지 할 줄 아는 게 없다. 우리는 살면서 남들보다 굴곡이 많았지만 남편과 나는 오로지 자녀들의 교육에만 전념했다, 자네가 우리딸을 위한 총알받이가 되어주어야 한다는 말씀을 하시면서 눈물을 글썽이셨다. 엄마가 지나치게 우리네 입장에서만 말씀을 하신 것 같아 남자친구한테 미안했다. 나는 엄마의 욕심이 부끄럽고 피곤하여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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