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

나의 하루 (2014/1/30)

yissum 2014. 11. 8. 17:42

오전 10시 30분 - 막내 이모부님이 운전하는 차를 타고 이모네 가족들과 순천에서 출발.

오전 11시  - 막내 이모부님께서 일하는 주유소에 들러 PC에 깔린 POS System을 구경함.

오전 1시 30분 경 - 천안 휴게소 도착

오후 2시 15분 - 인천 터미널 도착, 이모네 가족들과 헤어짐.

오후 2시 40분 - 인천 터미널 內 이마트에서 장을 보고, 점심 식사를 함.

오후 2시 40분부터 6시까지 - 인천 터미널 內 영풍문고에서 독서 (스피노자의 '에티카', 에리히 프롬의 '존재의 기술', 모리스 블랑쇼의 '카오스의 글쓰기'를 일부 읽음. 에티카, 존재의 기술, 카뮈의 작가노트만큼은 꼭 구입해야겠다.)

오후 7시 - 인천 본가 도착.

오후 7시부터 9시까지 - 여동생, 엄마와 대화를 나눔. 여동생이 엄마에게 저녁을 차려주고, 나는 순천 여행과 이사를 이야했으며, 엄마로부터는 항암 치료 후 음식을 제대로 먹지 못한 이야기를 들음.

오후 9시 경 - 남동생과 진로 이야기 나눔. 남동생은 대학 생활을 하며 자본주의 사회에서 부익부 빈익빈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체득하여 창업을 결심했다고 함. (우리 집에서 나같은 사람이 명문대를 갔다는 것 사실 자체가 기적이라는 걸 알았다고 말하는데 마음이 아팠다.) 나는 남동생에게 가정에서 겪은 너의 아픔(가난)으로 돈이 삶의 목적이 될 경우 찾아올 수 있는 허무를 조심하고, 순수하게 공학을 배웠을 때 느끼던 즐거움을 잊지 말라고 조언함. 남동생은 내게 어려서부터 책읽기를 좋아했으니 늦었다고 생각하지 말고 인생을 길게 보고 성실히 꿈을 이루어 나가라고 조언해줌.

오후 9시 30분 10시 40분 - 엄마와 대화를 나누는 도중 가치관의 차이로 감정적이고도 사소한 말다툼이 일어남. 엄마가 싸준 먹거리를 가지고 집을 나서며, 내가 엄마 몰래 돈을 남겨두고 떠나려는 행동을 엄마는 이해하지 못함. 이 과정에서 엄마는 내가 많이 배웠다는 이유로 언어 폭력을 행사한다며 눈물을 흘림. 나는 자유롭게 살고 싶은데 엄마가 감정적으로 내게 기대려는 모습이 부담스럽다고 이야기함. 뒤늦게 사과하였으나 내 사과를 엄마가 받아주지 않음.

오후 10시 50분 경 - 집에서 나옴.

자정 0시 22분 - 동묘앞 역에 도착하여 6호선으로 환승하려 하였으나, 설 연휴로 지하철 운행 조기 마감. 집으로 가는 방향의 버스 또한 운행이 끝남. 다산 콜센터에 연락하여 인근 찜질방을 찾아갔으나, 이용료가 비싸 역 근처 패스트푸드점에서 기도문을 외우며 밤샘. 

다음날 오전 5시 30분 경 - 지하철 6호선 첫차를 타고 귀가

다음날 오전 6시 - 집에 도착하자마자 씻지도 않고 쓰러져 잠이 듬.

다음날 오후 내내 두통에 시달림. 나의 자폐 증상, 아스퍼거 증후군, 말할 수 있는 것과 말할 수 없는 것, 타인의 잘못을 드러냄이 옳은가에 대한 문제, 전날 막내 이모와 나눈 대화(상자 안의 사람을 보지 못하는 사람들, 상자 안에 사람이 있다는 걸 알고 싶어하지 않는 사람들, 상자 안에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이용하는 소수의 사람들, 그리고 상자 안에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알려야 하는가)를 생각함. 어머니와의 정서적인 유대를 끊으라고 조언했던 가정폭력 상담 선생님의 말을 떠올림. 결국 우리 가족 문제는 아버지의 물리적, 정서적인 폭력과 이를 단호히 끊지 못하는 엄마, 그래서 결핍을 자식으로부터 채우려는 태도에서 비롯된 게 아닐까. 엄마가 안쓰럽지만 가까이 있으면 내가 착취당하는 것 같아 괴로운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