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2'에 해당되는 글 4건

  1. 면접을 보고 왔다. 2015.02.27
  2. 최근 읽은 책들 2015.02.25
  3. 편집자의 일 2015.02.05
  4. 컴퓨터를 고치다가 2015.02.05

면접을 보고 왔다.

from 기록 2015. 2. 27. 15:54

면접을 보고 왔다. 각진 턱의 면접관은 회사 소개를 하며 쉴 새 없이 말을 늘어놓았다. 내가 지원한 직무는 마케팅인데, 사내의 말을 들어보니 말이 마케팅이지 영업이나 다름없는 일이었다. 게다가 주6일 근무였다. “, 저는 주5일 근무로 알고 있었어요.”라고 말하니 면접관이 마지못해 일할 의향이 있냐는 식으로 물어보았다. “5일 근무로 알고 있었기 때문에 당황스럽지만 주6일 근무라도 할 수 있습니다.”라고 형식적으로 답했다. 마지막으로 할 말이 있냐는 질문에 (영혼 없이) “제 모든 것을 걸고 열심히 하겠습니다.”라고 답했다. 물론 연락은 오지 않았다.








(이 글을 쓰고 난 뒤 합격했다는 전화를 받았다. 그러니 스스로 자존감 떨어뜨리지 말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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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읽은 책들

from 기록 2015. 2. 25. 22:27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저자
김연수 지음
출판사
문학동네 | 2012-02-20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나는 소설을 쓰는 소설가다. 프로 소설가다.” ‘프로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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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라도 되겠지

저자
김중혁 지음
출판사
마음산책 | 2011-10-05 출간
카테고리
시/에세이
책소개
‘문단의 호모 루덴스’ ‘멀티플레이어’ ‘인간 호기심 천국’ 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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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김중혁씨를 알게 된 건 내가 좋아하는 영화 평론가가 운영하는 팟캐스트를 통해서다. 다소 짓궂은 면이 없지 않은 영화 평론가의 말에 재치있게 응수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팟캐스트를 계속 듣다보니 사람이 선하다는 게 느껴졌고, 이 소설가를 더 알고 싶다는 생각에 산문집을 읽게 되었다.

산문은 일상을 주제로 저자의 생각이나 삶에 대한 가치관을 드러내기 때문에 가장 솔직한 글이 된다. 책을 읽으며 뭐라도 되겠지라는 서명처럼 삶을 낙관하는 저자의 태도에 흐뭇한 웃음이 새어나왔다. 김중혁 작가에 대한 설명은 앞서 말한 영화 평론가 이동진씨와 함께 펴낸 책, ‘우리가 사랑한 소설들책날개에 적힌 프로필로 대신하는 것이 좋겠다.



데미안

저자
헤르만 헤세 지음
출판사
민음사 | 2009-01-20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데미안을 통해 참다운 어른이 되어 가는 소년 싱클레어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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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

저자
김영하 지음
출판사
문학동네 | 2014-09-18 출간
카테고리
시/에세이
책소개
사람을, 세상을, 우리를, ‘다르게’ 보다 소설가의 눈에 비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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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의 일

저자
김연수 지음
출판사
문학동네 | 2014-11-05 출간
카테고리
시/에세이
책소개
“매일 글을 쓴다. 그리고 한순간 작가가 된다. 이 두 문장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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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 어지러이 흩어진 이야기의 조각들.

-. 뭐라도 되겠지 : 소설가 김중혁의 에세이. 머리를 식히고 싶을 때 읽으면 좋다.

-. 데미안 : 텍스트에서 뭔가 심오한 깊이가 느껴졌지만 최근 독서를 자주 하지 않은 탓에 줄거리만 이해하는 정도에 그쳤다. 왜 고전인지 알겠으나 정독해야 할 책.

-. 보다 : 한때 나의 우상이었던 소설가 김영하의 글. 정치에 크게 관심이 없으신 줄 알았는데, 국내 비정규직과 빈곤 문제를 다룬 글이 보인다. 신선한 충격.

-. 소설가의 일 : 소설쓰기에 대한 책. 김연수 작가는 초고를 '토고'라 부른다. 어찌나 절묘한 비유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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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의 일

from 글쓰기 2015. 2. 5. 19:25




출판사 편집자 모집 공고를 보고 무작정 자기소개서를 제출했다. 어리석게도 원서를 내고 난 뒤에서야 편집자의 일이라는 게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궁금해졌다. 한권의 책이 나오기까지 호흡을 같이 한다는 것 말고는 아는 바가 거의 없었다. 그래서 빌려본 책이 편집자란 무엇인가. 제목 그대로 편집자의 모든 일을 다룬 책이다.


대부분의 전문직이 그러하겠지만 특히 편집자는 장인(匠人) 정신이 요구되는 직업 중 하나다. 출판 여부를 가늠하기 위해 수많은 원고를 읽어야함은 물론이고, 출판이 결정된 순간부터 손익을 예측하고, 책의 구성을 책임지며, 책이 출간된 이후에는 홍보에 주력하며 독자와 소통해야 한다. 단지 책을 사랑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선택하기에는 버거운 직업이다. 작가와 달리 책 밖으로 쉽게 드러나는 직업도 아니다. 하지만 이렇게 힘든 과정을 거치며 탄생한 책을 보면 느낄 뿌듯함은 산고를 치른 여인이 아이를 보는 기쁨과 비슷하지 않을까. 하물며 그 책이 독자의 큰 사랑을 받았을 때의 기분이란...


책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저자가 국내 편집자 55명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 결과다. 뛰어난 편집자가 되려면 어떤 자질이 필요하냐는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왕성한 지적 호기심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편집자의 전문적인 능력으로는 첫째가 원고를 정확히 파악하는 능력이었으며, 둘째로는 문장력이었다. 편집자의 필요 덕목으로는 강인한 체력이라는 결과도 나와 눈길을 끌었다.


나는 세심함이 편집자에게 필요한 자질이라고 생각한다. 교정이나 교열을 볼 때에도 물론이거니와 저자, 편집장, 발행인, 디자이너, 독자와 끊임없이 교류하려면 대인관계에서의 세심함 역시 필요조건일 것이다.


저자가 뒷부분에서 출판의 미래에 대해 제언한 내용도 흥미롭다. 검색 엔진이 차례나 각주의 역할을 대신할 수 있어도 편집자의 역할은 대신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오히려 양질의 콘텐츠를 선별하기 위해 콘텐츠를 재편집하는 편집자의 역할은 새롭게 요구될 것이라고 한다. 온라인 환경에서 양질의 저자를 선별하는 법, 창작과 편집 그리고 독서의 과정을 어떻게 디지털 환경에서 공유하고 확장할 것인지에 대한 물음 역시 충분히 생각해볼 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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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를 고치다가

from 기록 2015. 2. 5. 01:01

PC가 고장 나서 포맷을 했다. 헤어진 남자친구와 찍은 사진을 지우지 못했는데, 본의 아니게 사진을 정리한 셈이 되었다. 남은 사진은 하나씩 확인하면서 독사진을 남겨두고 사진을 지우고 있다. 내 인생에서 가장 찬란했던 시기를 함께한 너. 뭐 결혼해서 잘 살고 있겠지. 넌 최고의 남자친구였어. 이젠 아주 오래 지난 이야기 일 뿐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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