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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오늘까지 읽은 두 책 2015.08.25

오늘까지 읽은 두 책

from 기록 2015. 8. 25. 13:49

-김애란 작가의 세 번째 소설집 ‘비행운’을 읽었다. 비행운(飛行雲)은 항공기가 남기는 가늘고 긴 구름을 뜻하는 말이다. 이 책에 수록된 단편들을 읽고 나면 책의 제목이 飛行雲이 아닌, 非幸運으로 읽힌다.

가장 가슴이 먹먹했던 단편은 ‘서른’이다. 20대 여대생 ‘수인’은 대학을 졸업하고 전 남자친구의 말에 속아 다단계 피라미드에 빠져 자신의 제자까지 끌어들이고 만다. 대학을 졸업하고도 변변한 일자리를 얻지 못한 수인의 처지와 지금의 내 상황이 다르지 않아 공감이 갔다. ‘서른’을 제외하고도 ‘너의 여름은 어떠니’, ‘벌레들’, ‘물 속 골리앗’에 등장하는 인물들 역시 아슬아슬한 인생을 사는 사람들이다. 우리 세대가 겪고 있는 고통을 현실적으로 그려냈다.

내가 작가라면 어떻게 썼을까 상상하면서 읽었을 때 가장 인상깊은 단편은 ‘벌레들’이다. 사소한 주제로 긴장감을 높이는 전개가 좋았다. 인천국제공항에서 화장실 청소부로 일하는 50대 중반 여성의 하루를 그린 ‘하루의 축’은 인물 설정과 문제의식이 좋았다.

 

-이병률 작가의 여행산문집, ‘바랍이 분다 당신이 좋다’를 읽었다. 작가가 세계 100여국을 여행하며 직접 찍은 사진과 글로 엮은 책이다.

네이버에 ‘이병률’을 검색하면 ‘이병률 결혼’이라는 연관검색어가 보인다. 섬세한 감수성을 지닌 작가에게 매력을 느낀 여성 독자들이 검색한 결과인 듯싶다. (정작 이병률 작가는 독신주의자라고 한다.)

수필에는 글쓰는 이의 감성과 생각이 오롯이 담길 수밖에 없다. 내가 본 이병률 시인은 자신의 감정에 충실한 사람이다. MBTI로 따지면 INFP 유형이 아닐까 싶다. 당신이 이병률 작가의 팬이라면 동의하지 않을지 모르겠지만, 나는 그 특유의 감정 과잉이 부담스러웠다. 차라리 산문을 시로 압축해서 썼다면 좋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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