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하지만 화나는 일

from 기록 2014. 11. 8. 15:54
오늘 저녁 동네 구립 도서관에서 특강을 들었다. 강연이 끝나면​ 도서관에서는 퀴즈를 내어 답을 맞춘 사람에게 특강 주제와 관련된 책을 선물해준다. 이날 다룬 책은 '호밀밭의 파수꾼'과 '우파니샤드'였다. 우파니샤드는 않고 읽어보지 못한 책이라 꼭 가져가고 싶었다. 연사는 우파니샤드에서 '니'라는 단어가 뜻하는 바를 물었고 나는 잽싸게 손을 들었다. 내가 지목 받은 순간, 앞줄에 앉은 중년의 여자가 손을 들지 않은 채 내 말을 가로채며 정답을 외쳤다. 연사가 손을 들어야 한다고 일러주었지만 여자는 본인이 정답을 먼저 외쳤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황당해하는 순간, 책은 파마머리 여자에게 넘어갔다. 어처구니가 없어진 나는 다음 퀴즈의 정답도 맞추지 못했다. 바보가 된 느낌이었다. 우파니샤드 퀴즈가 끝나자 호밀밭의 파수꾼을 받아갈 사람들의 추첨을 시작했다. 추첨에 당첨된 여자는 책을 두 권이나 들고 기타를 맨 채 도서관을 빠져나갔다. 사소한 일이지만 이상하게 화가 나고 억울하다. 오늘 강연을 듣기 위해 회사에서 마감을 하지 못한 채 퇴근해서일까, 아니면 그 여자가 지난번 특강 때에도 우겨서 책을 받아 갔던 일을 기억해서일까? 원칙을 지킨 내가 바보같아서? (2014/08/28 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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