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할머니 생신

from 기록 2014. 11. 9. 09:09

12일 토요일, 인천에 있는 외가에 들렀다. 일흔여섯번째 외할머니 생신을 앞두고 외가 친척들 대부분이 모였다. 외할머니께서는 그간 서운한 감정이 많으셨는지 매년 크게 열었던 외할아버지의 생일잔치와 당신의 생일을 비교하며 목소리를 높이셨다. 이 상황에서 폐암 투병중인 외할아버지께서는 먹고 싶은 반찬을 해놓지 않는다며 자식들 앞에서 고자질(?)을 하시니 외할머니께서 화를 낼 법도 하다. “나 당뇨 걸렸을 때 어땠어?” 외할머니께서 당뇨로 입원해 계실 때 받은 자식과 며느리의 뒷바라지가 상대적으로 부족했다고 느끼신 모양이다. 틀린 말이 아니다. 엄마는 민망한지 그저 웃기만 하고, 이모와 삼촌들은 아무 말이 없었다. 외손주인 내가 나서야 할 때다. 제가 돈 벌고 결혼하면 나물 반찬 많이 해올게요, 말씀드리니 당뇨 걸리면 식사 조절해야 해서 많이 먹지도 못한다며 말을 흐리셨다. 나도 안다. 반찬이나 용돈보다도 사랑과 관심을 받고 싶으신게다.

 

2013/10/15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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