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을 썼다.

from 카테고리 없음 2015. 12. 21. 17:55

지난번 일기에서도 언급했다시피, 아스퍼거 장애를 앓는 여성과 개념미술가와의 사랑 이야기를 썼다. (남자 주인공을 너무 허세에 찌든 병신같이 그려서 걱정이다.) 오늘은 합평 마감날이다. 급하게 쓰느라 마무리가 어정쩡하고 분량도 짧다. 하지만 내가 끝까지 쓴 첫 소설이라는 점에 의의를 두고 싶다. 글쓰기와 읽기가 무척이나 다르다는 걸 느낀다. 읽기가 난이도 1이라면 글쓰기는 난이도 3, 창작하는 글쓰기는 난이도 8쯤 되는 것 같다. 소설가라는 직업을 가진 이들에게 새삼 경외스러운 마음이 든다. 이번에 소설을 쓰면서 느낀 건 내가 문장력이 약하다는 사실이다. 뿐만 아니라 소설에서 한 단락이 끝나고 새로운 상황을 이어나가야하는데 머릿속에 떠오르는 건 내 경험 뿐. 그런 내 글을 누군가 읽는다고 생각하니 초경 자국을 부모님께 들킨 기분이다. 하고 싶은 메시지가 분명하지 않은 탓이다. 소설을 계속 쓰려면 세상에 하고 싶은 말이 있어야 한다. 두 번째 소설은 경험에서 벗어나 100% 창작하는 기쁨을 맛보고 싶다. 


오늘 면접을 보고 왔다. 동네 구청에 딸린 작은 도서관을 운영하는 업무 담당자를 뽑는 면접이었다. 자기소개를 준비했는데 막상 면접관 앞에서는 버벅이고 말았다. 도서관에서 일한 경험이라던지 OA를 얼마나 다룰 줄 아는지를 물어볼 줄 알았는데, 생전 처음 들어보는 사자성어와 평창 동계 올림픽이 몇 년도에 열리는지를 물어봐서 당황스러웠다. 정상적인 질문으로는 직장일과 가정일이 겹쳤을 때 어떻게 하겠냐는 것이 있었다. 어쨌든 자기소개에서부터 어긋났으니 탈락이나 다름없다. 기업이 아니라고 면접을 안일하게 생각했나보다. 반성해야겠다. 글쓰기는 글쓰기고, 이제 직장을 구해야 한다. 글쓰기와 병행할 수 있는 직업이 뭐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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