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

from 기록 2016. 1. 2. 12:03

친척들과 외식을 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극심한 불안을 느꼈다. 다같이 웃고 떠드는 분위기에서 나만 스며들지 못한 채 거대한 불안에 휩싸였다. 실업에 대한 걱정에서부터 내가 죽으면 어떻게 될까라는 생각까지 부정적인 감정에 사로잡혔다. 내가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사람이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절망적이었다. 죽음에 대한 생각은 아무래도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난 뒤부터 강렬해진 듯 하다. 내가 죽으면 나를 위해 슬퍼해줄 사람들을 떠올리며 기쁨과 슬픔을 동시에 느꼈다. 내가 일을 그만둔 걸 일부 친척들이 모르고 있는데, 이게 밝혀질까봐 전전긍긍했던 것도 불안을 불러일으킨 요인이겠다. 친구에게 내 증상을 말하니 공황장애 같다고 하더라. 조만간 병원에 들러 의사와 상담해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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