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소개팅을 했다. 여러 가지 일로 속상해하는 내게 힘이 되어 주고 싶다며 친구가 주선해 준 자리였다. 번호를 교환하고 상대방을 직접 만나기 전까지 그쪽에서 나를 좋아하면 어쩌지 하는 고민을 할 정도로 나는 이성을 만날 생각이 없었다. 괜한 걱정이었다. 상대방은 나를 마음에 들어하지 않았고 나는 묘한 기분에 빠져 주말 내내 폭식과 과수면에 젖어 지냈다. 화요일 아침 출근길, 지하철 유리창에 비친 내 모습을 바라보았다. 볼살이 쳐지고 머리칼이 정돈되지 않은 삼십 대 여자가 꽉 끼는 원피스를 입고 힘없는 눈으로 물끄러미 허공을 바라보고 있었다. (2014/07/22 08: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