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m 기록
2014. 11. 8. 16:18
글을 읽을 때 내용보다 비문이나 맞춤법 오류가 눈에 먼저 들어온다.
(같은 이유로 내가 쓴 글에서 비문을 발견하면 참을 수 없이 괴롭다.)
건널목을 건널 때 흰 금이나 시멘트 바닥만 밟으며 걷고 싶다.
쓰레기를 버릴 때 분리수거에 정성을 기울인다.
공공장소에서 사진을 찍지 말거나 음식을 먹지 말라는 문구가 적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행동을 하는 사람들을 좌시하지 못한다.
지하철에서 앞사람이 맨 배낭이 열려있는 걸 보면 지퍼를 닫아주고 싶다.
(혹은 남의 어깨에 붙은 머리카락을 발견하면 떼주고 싶은 마음을 애써 억누른다.)
물건을 일렬로 쌓거나 각을 바로잡기 좋아한다.
서가에 순서나 뒤바뀌어 꽂힌 책을 보면 순서를 바로잡고 싶다.
아침에 머리를 감으며 통에 샴푸액이 얼마 남지 않은 걸 알면 불안해진다.
엑셀 작업 시 입력할 내용보다 셀 간격, 시트면, 테두리 두께 조절이 먼저 신경 쓰인다.
한글 문서 작업 시 익숙한 폰트로 기본 설정이 되어 있지 않으면 신경이 쓰인다.
집을 나서자마자 가스 밸브를 제대로 잠갔는지, 열쇠를 챙겼는지 걱정된다.
대형할인점 진열대에 상품이 한두 개만 남아 있는 걸 보면 불안하다.
사용하지 않는 물건이더라도 쉽게 버리지 못한다.
자주 사용하지 않는 물건 정리를 하느라 오랜 시간을 보낸다.
남들에게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은 얼룩이 옷에 튀면 신경 쓰인다.
책을 읽을 때 정확히 이해되지 않는 단어가 보이면 다음 문장으로 건너뛰기 어렵다.
한 번 신경 쓰이는 일이 생기면 다른 일에 쉽사리 집중하지 못한다.
손에 익은 필기구만 쓰고 싶다.
얼굴에 뾰루지나 여드름이 올라오면 꼭 짜서 고름을 내고 싶다.
자동차의 번호판을 보면 숫자를 더하고 싶다.
엘리베이터를 타면 최대 정원이나 주의 문구를 반복하여 읽는다.
배가 불러도 접시에 음식이 조금 남아있는 걸 보면 차라리 먹어서 비워두고 싶다.
공용 공간에서 내 물건이 평소와 다른 위치에 놓인 걸 보면 불쾌해진다.
공중 화장실에서 볼일을 볼 때에는 휴지로 양변기를 닦거나 엉덩이를 양변기 위로 올린다.
토익 시험장에서 다리 떠는 사람을 보면 무척이나 거슬린다.
사람이 봄비는 길에서 운동화 끈이 풀리는 것만큼 당혹스러운 일도 없다.
도서관에서 빌린 책에 밑줄이 쳐 있거나 모서리가 접힌 걸 보면 집중이 깨진다.
우산 한 귀퉁이의 철심이 삐져나온 걸 발견하면 꼭 바로잡아야 한다.
대화 중 무슨 이야기를 하려고 했는지 잊어버릴 때 무척이나 곤혹스럽다.
남들의 부정적인 평가에 민감하다.
얼굴이 좌우 대칭이 맞지 않아 거울을 볼 때마다 괴롭다.
남이 먼저 읽어 부풀어오른 신문을 보기 꺼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