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향이 변하는 순간

from 기록 2014. 11. 8. 16:20
나는 김광석의 노래를 좋아하는 편이 아니었다. 고인에게 죄송한 말이지만, 쇠를 긁는 듯한 목소리와 신파 느낌의 멜로디가 불편해서다. 며칠 전 우연히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를 들었다. 그런데 아뿔싸. 전주를 듣는 순간부터 마음 속 빗장이 풀어지기 시작하더니 양 볼과 귀 언저리에 뜨끈한 열기가 올라오기 시작했다. 노래를 듣는 내내 가슴 속에서 말캉한 무언가가 솟아오르는 느낌이었다. 멍하니 앉아 같은 곡을 연속으로 다섯 번이나 들었다. 이별 후 느끼는 감정을 어쩌면 이렇게도 잘 표현했는지. 예술을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 (2013/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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