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에서 마주친 여학생에게 구립 도서관의 위치를 물었다. 배가 이^만큼 나온 나무를 끼고 걷다가 카페가 보이는 골목 안쪽으로 걸어가면 돼요. 눈을 동그랗게 뜨고 말하는 모습이 재미있어 배가 이~만큼 나온 나무요? 라고 되물으니 민망한 듯 웃으며 네,라고 대답했다. 거짓말일지도 모른다. 도서관은 찾았지만 학생이 말한 나무는 보이지 않았다. 저 또래 아이들은 습관적으로 거짓말을 한다니까. 책을 빌리고 도서관을 나서며 보도블럭의 무늬를 보며 걷는데 이상한 게 보였다. 암세포 같기도 하고, 영화 <멜랑콜리아>에서 행성이 지구를 삼키듯 충돌하는 장면이 생각나게 하는 덩어리. 학생이 말했던 배불뚝이 나무다. 도서관을 향할 때에는 길찾기에 몰두하여 나무를 보지 못했다. 내 의심병이 부끄럽다. (2014/03/26 09: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