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처음으로 경향신문을 꼼꼼히 읽었다. 한겨레보다 덜 치우친 느낌이다.
#2. 서울 중구에서 모 방송국 기자를 만나 층간소음을 주제로 인터뷰를 했다. 예쁘게 하고 갔어야 하는데, 급하게 가느라 화장과 옷차림에 신경을 못 썼다. 주말에는 본가에서 잘 먹느라, 어제 오늘은 스트레스를 받아 하루 종일 과자를 먹느라 얼굴에 여드름이 올라오고, 턱이 두 겹인 상태인데... 안타깝다.
#3. 인터뷰를 마치고 광화문 교보문고에 들렀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를 읽었다. 두 번째 남자친구 때문에 하루키와 김연수의 소설은 미루어두고 읽지 않았는데, 갑자기 하루키 책이 읽고 싶더라. 첫 장을 읽는 순간부터 주인공이 나와 비슷한 부류의 사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절반도 못 읽었지만 하루키 소설만의 분위기라는 무엇인지 알겠다. 음악이나 종교에 대한 사변적인 이야기나 미끈한 문체는 장점이지만, 실재는 없고 이미지만 부유하는 느낌이다. 과거의 내가 좋아했을 법한 이야기들. 동족혐오인가? 나는 다자키 쓰쿠루보다 뫼르소가 좋다.
#4. 하루키의 책을 덮고 렘브란트와 일본 에도 시대의 화집을 보았다. 렘브란트를 좋아하는 사촌 언니 생각이 났다. 이토야쿠츄의 '紫陽花双鶏図', 램브란트의 그림 중에서는 '바위에 사슬로 묶여 있는 안드로메다', '도살된 황소', 'Portrait of a Noble' (한글 제목은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는다.)가 인상깊었다.
#4. 도서관이나 서점에 있으면 마음이 편안하다. 사서가 되어 새 책을 훑어본 뒤 첫 장에 청구 기호를 매기고 분류하며, 남는 시간에는 글을 쓰고 독서를 하는 삶을 상상해보았다.
#5. 영화 <인사이드 르윈>이 보고 싶다.
#6. 씨네 21- ‘<또 하나의 약속> 김태윤 감독을 만나 외압 논란에 대해 묻다’ 기사를 읽고 가슴이 먹먹해졌다. 화가 나고, 답답하다.
2014/02/28 0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