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활동 대상자 어르신으로부터 선물을 받았다. 묵주 팔찌를 만지작거리는 나를 보시더니, 갑자기 묵주를 꺼내 묵주 기도 하는 법을 알려주셨다. 일흔이 넘은 나이에도 사도신경과 주님의 기도, 성모송, 영광송, 신비 기도를 정확히 외우셨다. 저는 기도문 테스트에서 번번히 떨어지는데, 어르신은 어쩜 그리도 잘 외우세요? 놀라 물으니 반지와 교리서, 기도문 소책자를 내어 주셨다. 묵주 반지를 받아도 되나 싶어 망설였는데 손을 거듭 내저으며 가져가라고 말씀하시더라. 다음 주일에 내가 다니는 성당 교리반 신자들에게 꼭 자랑하겠다고 약속드렸다. 김 할머니는 한국전쟁을 겪으며 가난, 며느리와 가족의 배신, 남편의 폭력으로 힘들게 살아오신 분이다. 그에 비하면 내가 겪은 고통은 얼마나 사소한가. 힘든 삶을 산 사람들이 더 많이 베풀 줄 안다. 고통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졌음에 감사해야겠지...
2014/01/19 2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