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도하가

from 기록 2014. 11. 8. 18:19
이상은의 '공무도하가'를 듣다가 칠년 전 생각이 났다. 학교 앞에서 자취를 하던 스물 셋의 나는 고시원 침대에 누워 라디오를 듣기가 취미였다. 정확히 이적의 텐텐클럽-유희열의 라디오 천국-이주연의 영화음악-이정식의 올댓재즈 순서였다. 공무도하가는 유희열의 라디오 천국을 통해 처음 들었다. 익숙한 제목과 가사에 놀랐고, 곡의 수준에 놀랐고, 마지막으로 담다디를 부른 이상은이 직접 만들고 부른 곡이라는 사실에 놀랐다. 음악의 장점이자 단점은 곡을 듣던 당시의 느낌이나 풍경을 의지와 상관없이 불러일으킨다는 점이다. 일찍이 소설가 김영하는 '음악은 변태의 추억보다 훨씬 더 잔혹하고 집요하다.'고 자신의 에세이에 적어 두었지. 2014년의 나는 공무도하가를 들으며 사랑하는 사람이 죽는 모습을 바라보는 백수광부의 아내의 심정이 궁금하다. 

2014/01/03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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