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친구의 누님, 그러니까 내가 곧 형님이라고 불러야 할 분의 집에 다녀왔다. 남자친구의 사촌 동생이 군대에 간다고 해서 셋이 보기로 했었는데, 누님께서 나를 보고 싶다 하셔서 나, 남자친구, 누님, 누님의 남편, 남자친구의 사촌 동생 둘 이렇게 여섯명이 대화를 나누었다. 아니, 정확히는 대화를 나누었다기보다는 언제나 그렇듯이 내가 말을 듣는 편이었다. 누님의 남편 되시는 분은 다방면에 해박한 지식을 갖고 계신 분 같았다. 친해지고 싶은 마음이 들었고, 누님은 솔직하면서도 배려심이 많은 분이셨다. 남자친구의 사촌 여동생은 계속 웃는 얼굴로 사람을 대하는 모습이 보기 좋아 보였다. 나만 뻣뻣하게 굳은 채 조용히 있었는데 나중에는 긴장이 풀려 조용히 웃고 분위기에 어우러질 수 있었다. 남자친구네 집안이 화목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정말이었다. 내가 이들과 혈연지간이 된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좋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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