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1/06'에 해당되는 글 1건

  1. 538. 그녀는 그렇게 미쳐 있었다. 2015.11.06

주머니에는 담배 한 갑과 라이터가 들어있었다. 그녀는 호프집을 빠져나와 길모퉁이에 주저앉아 담배를 피웠다. 어디선가 희미한 종소리가 들려왔다. 그녀는 반대쪽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 연락처를 훑었다. “씨발.” 그녀는 휴대폰을 주머니에 욱여넣은 뒤 입에 문 담배를 바닥에 던져 힐로 비벼 불을 껐다. 아스팔트 위로 나이트클럽 홍보 전단지와 쓰레기가 나뒹굴고 거리의 사람들은 짝을 지어 다녔다. 그녀는 비틀거리며 호프집 계단을 올라갔다. 일찍 취한 사내들이 큰 소리로 웃고 있었다. 그녀는 소파에 몸을 기댄 채 맥주를 들이마셨다. 식어버린 안주를 하나 집어들었다가 곧 내려놓았다. 아무래도 집에 가는 편이 좋겠다고 생각한 그녀는 발을 끌며 카운터로 향한다. 계산을 마치고 호프집 계단을 내려오는 길에 왈칵 눈물을 쏟았다. 그녀는 그렇게 미쳐 있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