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없는 생각'에 해당되는 글 10건

  1. 요즘 하는 생각 2009.07.13
  2. 2009년 6월 20일 토요일 2009.06.21
  3. 섬뜩하다 2009.06.20
  4. 2009년 6월 18일 2009.06.18
  5. 친구가 결혼했다. 2009.06.13
  6. 다 꼴보기 싫어! 2009.06.11
  7. 16주차 2009.01.21
  8. Drowning Girl 2009.01.18
  9. 생각 없는 생각 2008.12.19
  10. 생일 유감 2008.12.05

요즘 하는 생각

from 기록 2009. 7. 13.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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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6월 20일 토요일

from 기록 2009. 6. 21. 10:30
난 눈치가 없는 편이다. 하지만 불행인지 다행인지 나와 비슷한 종족을 알아보는 '감'은 있다. 어제 아는 언니를 만났다. 2년동안 알아왔지만 사적으로 연락하거나 만난적은 다섯 손가락 안에 꼽을 정도? 하지만 뭔가 느낌이 통하는 사람이었다. 언니는 굉장히 우울해보였다. 그냥 나쁜 일이 있어서 우울한 것이 아니라 왠지 나랑 비슷한 이유로 우울해 하는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아니나 다를까 밥을 먹을때까지는 서로 별 말 없이 있다가 커피샵에서 언니는 결국 울고 말았다. 그럼 내가 그 맘 알지, 나도 그랬어라는 말로 맞장구를 쳤는데 그냥 내가 너무 가식적으로 느껴졌다. 나는 내 경험을 온전하게 말하지 않고 다 그런거지 뭐 하는 식으로 둘러싸서 위로를 했다. 적절한 상황에 적절한 이야기를 하지 않고 숨기는 것도 굉장히 나쁜 거짓말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언니를 바라보고 있자니 작년의 내 모습을 바라보는 기분이었다. 더불어 이 언니도 세상 살아가기 힘든 타입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고, 거울을 보는 느낌이었다. 남들이 보는 나의 모습도 내가 이 언니를 바라보는 느낌이겠지. 나와 비슷한 사람의 불행을 보며 나의 단점을 파악하다니. 역시 나도 이기적인 사람. 여러모로 마음이 아팠다. 아니 불편했다고 해야 하나. 내가 진짜 해주고 싶었던 이야기는 따로 있었는데, 선량한 모습만을 보여주고 싶어서 그 말을 못한 것 같다. 내 자신이 스스로 역겨워졌다. 타인도 생각하고 배려하며 나름대로 열심히 살았는데 결국 아무것도 남은 것이 없다니, 씁쓸하고 섬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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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뜩하다

from 기록 2009. 6. 20. 11:16

세상 무서운 줄 알았지만
사람들이 이렇게 이기적일 줄이야 와 ㅋㅋㅋ
어제는 말 그대로 소름이 돋았다.

그냥 아무도 모르는 산 속에 들어가서 자급자족하면서 낚시나 하며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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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6월 18일

from 기록 2009. 6. 18. 14:28

손은 또다시 덜덜 떨리고 무서워 미치겠다. 공부도 안되고, 난 책을 읽는 게 아니라 글을 읽고 있다. 별 것 아닌 일에 엄청나게 긴장하게 된다. 안절부절 어디를 가도 불안하니 친구들도 못만나고 잠도 못자고 공부도 못하고 살아도 사는게 아니다. 아 정말 미치겠다. 기분이 너무 안좋다. 요 며칠 내내 짜증이 머리 끝까지 솟구쳤다가 오늘은 갑자기 가슴이 뛰고 손이 떨려서 아무것도 못하겠다. 간만에 빈 속에 커피 마셔서 그런가. 해야 할 일은 너무 많은데 시간은 없고, 집중은 안돼고, 기분은 안좋고, 몸 상태도 안좋고, 즐거운 일을 떠올리려 해도 안될 뿐더러 안좋은 일만 생각나고.  아놔 이게 바로 PMS인가? 화나고 불안하고 가슴도 답답하고 진짜 미치고 돌아버리겠다. 사람들이 이래서 종교를 갖는건가? 불안하다 불안해 불교든 천주교든 이슬람교든-_- 종교 활동을 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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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결혼했다.

from 기록 2009. 6. 13. 17:20
십년지기 친구가 결혼했다. 나도 실감이 나질 않는데, 친구는 오죽할까. 결혼식에 가서 안면 있는 동창들도 만나고, 그냥 뭐하고 지내냐고 서로 안부 묻다 보니 어느새 결혼식도 끝나고 폐백도 끝났다. 초딩 때 부터 같은 동네에 같은 학원 다니고, 같은 연예인을 쫓아다니면서 철딱서니 없게 살았던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결혼이라니!
성격은 나와 정 반대이지만, 나의 쪼잔한 면까지 이해해주는 몇 안되는 친구 중 하나인데. 뭔가 시원섭섭한 마음을 숨길 수가 없다. 내가 지금 남 걱정 할 처지가 아니란 건 나도 잘 알고 있다만. 그냥 잘 살았으면 좋겠다. 물 흐르듯이 잘.

결혼식에서 중학교 동창을 만나서 또 다른 친구의 연락처를 알아냈다.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내 모든 열등감의 원천이 된 친구. 너무 완벽한 그녀! 물론 단 한번도 이렇게 대놓고 말한 적은 없지만ㅋ 결혼식이 끝나고 집에 오는 길에 그 친구에게 문자를 보냈다. 조만간 만나자고 하긴 했는데, 이젠 내가 바빠서 어떻게 될 지 잘 모르겠다. 언제부터 연락이 끊겼는지 기억도 가물가물하다. 팔 년 정도 되었나? 다들 어떻게 살고 있는지 궁금하다. 마음이 싱숭생숭하다보니, 자꾸 동창들을 찾게 된다. 그래도 역시 동창밖에 없는 것 같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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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꼴보기 싫어!

from 기록 2009. 6. 11. 21:29

모든 사람들이 보기 싫어지는 때가 주기적으로 찾아온다. 요 며칠 동안 또 그런 때가 찾아왔는데, 이 시기가 오면 스스로가 너무 힘들다. 일주일동안 어떻게 지냈어요? 라고 물어보기에 그냥 덤덤한 어조로 내가 한 잘못들과 실수들을 이야기했는데, 선생님한테 한 소리 들었다. 도대체 어떻게 본인이 겪은 힘든 일들을 제3자 바라보듯이 담담하게 말할 수 있냐고 물어보셨다. 마치 나를 감정이 없는 사람으로 바라보는 것 같았다. 그냥 별다른 이유는 없다, 내가 잘못한 일이니까, 누굴 탓할 일이 아니니까, 원래 그래왔으니까요. 라고 대답했는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난 그동안 부정적인 감정들을 억누르고 있는 데에 엄청난 에너지를 쏟고 있었던 거다. 그래서 항상 머리가 무겁고 뭘 해도 즐겁지가 않고, 머릿속에 둥지를 틀고 있는 생각들과 의심들이 많으니 한가지 일에 집중하기도 힘들었던 것. 원인을 알았으면 고쳐야 할 텐데 결국 이 모든 게 '그래 다 내 탓이오'라고 응축해버리니. 정말 나도 답이 없는 인간이다. 이 끊을 수 없는 자학의 악순환이란.. 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같은 인간에게 잘 대해 주는 사람이 있다는 게 신기하기만 할 뿐. 도대체 사람들은 왜 나에게 잘해주는가?라는 간단하고도 심오한 질문에 대한 답을 생각하고 앉아있자니, 이건 뭐 밑도 끝도 없는 삽질의 연속일 뿐이다. 선생님으로부터 주위에 너무 벽을 치지 말라는 충고를 들었는데, 몇달 전에 본 철벽녀의 연애라는 명문이 생각나서 혼자 피식피식. 남들은 좋아하는 이성한테 벽을 친다던데, 나는 나를 아는 모든 인간들에게 벽을 치고 사는구나.


자기 긍정 중요하다. 정말 중요하다. 나도 안다. 하지만 태생이 이런걸 어찌하리오. 외로워도 슬퍼도 울지 않고 빵긋거리는 샤방한 캔디같은 여자들이 있다면, 어둠밖에 난 볼 수가 없어 소리낼 수도 없을 것 같아,라고 자학하는 나같은 여자도 있어야 밸런스가 맞지 않겠나. 폭식이나 하러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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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주차

from 기록 2009. 1. 21. 19:27

영원한 건 아무것도 없다는 걸 알면서도 영원한 것을 찾아서 헤매다 보니
결국 이 지경까지 된 듯

북극의 백야도 길어봤자 6개월이라는 사실을 이제야 알았다.
실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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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owning Girl

from 기록 2009. 1. 18. 16:51




 

비트겐슈타인은 화가가 아니다.

알고 있었는데 도대체 왜? 비트겐슈타인과 리히텐슈타인을 혼동했을까. 정말 쪽팔려서 미칠 것만 같다. 지금 당장 S에게 쓴 편지를 돌려 받아와서 수정액으로 비트슈타인이라는 말을 지우고 리히텐슈타인으로 고쳐놓고 싶다. 인간은 원래 찌질해서 아름답다는 위로가 떠올랐지만, 그래도 마음에 걸리는 건 어쩔 수 없다. S에게 반박편지를 쓰면서 곰곰이 생각해봤다. 나는 왜 이 그림을 선물하려 했을까.

내가 타인에게 느끼는 감정과 이 그림을 바라보는 사람들이 그림속의 여자에게 가지는 감정이 같다는 걸 알리고 싶어서 +  나도 이 그림을 좋아하니 너도 이 그림을 좋아할 것이라는 근거 없는 믿음.
내가 그토록 인정하기 싫어하던 공감의 문제다.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을 선물하고 싶었던 것도 같은 이유다. 결국 생뚱맞게 화장품을 선물해버렸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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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없는 생각

from 기록 2008. 12. 19. 18:34

왠지 오늘 S를 만나게 될 것 같아. 학교에서 S를 우연히 만나게 된다면 터키 여행 준비는 얼마나 잘 되가는지 물어봐야지. 늘 그렇듯이 생각 없는 생각을 하며 길을 걸었다. 순간 누군가가 내 팔을 툭 쳤다. S였다. 인사도 못하고 멍하니 바라만 보고 있었다. 아니, 사실은 영화 수면의 과학에 나오는 한 장면을 떠올리고 있었다. 스테판의 엄마가 스테판을 가리키며 이 아이는 여섯 살 때부터 꿈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해! 라고 말하는 장면. 어쩌면 내가 잘못 기억하고 있는 장면일지도 몰라. 갑자기 이 영화의 결말이 해피엔딩이었는지 아니었는지 헷갈리기 시작한다. 뭐였지? 생각 없는 생각은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내 눈은 S를 향해 있지만 사실 보고 있지 않다. S를 바라보고 있는 척 할 뿐이다. 먹물이 화선지에 번지듯이 불안이 밀려온다. S는 나보다 자기가 먼저 알아봤다며 너스레를 떨었는데, 그 상황이 너무나 비현실적으로 느껴져 한마디도 대꾸할 수 없었다. 힘겹게 응 이라고만 답하고 어색하게 고개를 돌리다가 나는 퍼뜩 떠오르는 생각에 S를 돌아보고 오늘 왜 이렇게 집에 빨리 가냐고 물어봤다. S는 반차라고 답하며 가버렸다. 기분 나쁜 데자뷰다.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S는 내가 알고있던 S가 맞을까? S를 어색하게 바라보는 나는 내가 맞을까? 5분도 안 되는 시간동안 현실감각이 모조리 사라져버렸다. 간혹 일어나는 상황이지만 누군가를 만났을 때 이런 반응이 나오는 건 처음이라 당황스러웠다. 점점 심해진다는 생각이 든다. 수업시간 내내 집중할 수 없었다. 자해를 일삼는 사람들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이해한다고 말한다면 다들 심각해지겠지. 리스트 컷이 유행처럼 번지는 게 싫어서 나는 그런 짓 안한다, 껄껄 웃으면 안심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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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 유감

from 기록 2008. 12. 5. 18:40

11월 28일이 내 생일이었는데 아무 언급 없이 어물쩡 넘어가는게 스스로한테 미안하다.
나름대로 큰 일(?)도 있었고 할 말이 목구멍까지 가득하지만
시험 기간인 관계로 일단은 여기서 보류.

물론 마음이 변하여 고백이 내키지 않게 된다면 이 글은 여기서 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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