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1'에 해당되는 글 272건

  1. 나무 2014.11.08
  2. 2014.11.08
  3. 내가 고치지 못하는 나쁜 습관들 2014.11.08
  4. 기분 좋은 선물 2014.11.08
  5. 2014년 3월 27일 2014.11.08
  6. 하느님! 그동안 고마웠어요. 2014.11.08
  7. 에티카 2014.11.08
  8. 소유냐 존재냐 2014.11.08
  9. 도서관에서 집으로 오는 길 2014.11.08
  10. 말할 수 없는 것 I 2014.11.08
  11. 직관 창조 그리고 예술 2014.11.08
  12. 금오신화 2014.11.08
  13. 일터 2014.11.08
  14. 쫄지마! 2014.11.08
  15. 고매한 인격 2014.11.08
  16. 휴고 2014.11.08
  17. 쓰여지는 것은 잃어버리지 않는다. 2014.11.08
  18. 악의 평범성 2014.11.08
  19. 과자중독 2014.11.08
  20. 내가 들은 클래식 103곡 1 2014.11.08

나무

from 기록 2014. 11. 8. 16:54

길에서 마주친 여학생에게 구립 도서관의 위치를 물었다. 배가 이^만큼 나온 나무를 끼고 걷다가 카페가 보이는 골목 안쪽으로 걸어가면 돼요. 눈을 동그랗게 뜨고 말하는 모습이 재미있어 배가 이~만큼 나온 나무요? 라고 되물으니 민망한 듯 웃으며 네,라고 대답했다. 거짓말일지도 모른다. 도서관은 찾았지만 학생이 말한 나무는 보이지 않았다. 저 또래 아이들은 습관적으로 거짓말을 한다니까. 책을 빌리고 도서관을 나서며 보도블럭의 무늬를 보며 걷는데 이상한 게 보였다. 암세포 같기도 하고, 영화 <멜랑콜리아>에서 행성이 지구를 삼키듯 충돌하는 장면이 생각나게 하는 덩어리. 학생이 말했던 배불뚝이 나무다. 도서관을 향할 때에는 길찾기에 몰두하여 나무를 보지 못했다. 내 의심병이 부끄럽다. (2014/03/26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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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기록 2014. 11. 8. 16:53

어느 유명 소설의 구절처럼 지나치게 의식하는 것도 병이다.

 

오늘 독서 토론 모임에 나갔다. 내가 앉자마자 바로 옆자리 아주머니가 산만하게 펜을 들었다가 놓고, 유인물을 뒤적이다가, 스마트폰을 수십 번 들여다보았다가 책상 위에 내려놓는 행동을 반복하시더라. 강연에 집중한 내가 앉은 자세를 바꿀 때에는 신기하게도 분주한 움직임을 멈추시는 게 나를 의식하는 게 느껴져 급기야 저 아주머님이 왜 저런 행동을 하시는 건지 생각하느라 나는 강연의 흐름을 놓쳐버렸다. 강연이 끝나고 참다못해 말을 걸었다. 혹시 저 때문에 불편하셨나요? 강연에 집중하지 못하시는 게 느껴져서요. 아주머님은 얼굴이 벌게지시면서 과장되게 큰 목소리를 냈다. 아~~나요. 아~ 나 때문에 학생이 불편했구나~ 미안해요. 보통의 사람이라면 나를 보고 황당하다는 표정으로 네? 아닌데요. 라고 말하거나 멋쩍게 웃으며 본인이 산만했던 이유를 차근차근 설명해줬을 거다. 아주머님의 거짓말에 진실을 알고 싶다는 이상한 오기 같은 게 생겼다. 좋다. 가면 벗기 연습이다. 솔직하게 나이 어린 제가 이런 말씀 드리기 좀 그렇지만, 스스로에 대해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면 다른 사람을 덜 의식하게 되더라고요. 예전의 저도 다른 사람들을 지나치게 의식했었기 때문에 드리는 말씀이에요. 어린 제가 이런 말씀 드리기가 좀 그렇지만…. 아, 나는 학생이 수업 중간에 나를 쳐다보길래. (무얼 그리 열심히 하시는지 관심의 표현으로 바라본 건데 내 시선을 적의로 인식하셨나 보다. 해명이 귀찮은 나는 반박하지 않았다. 어쨌든 이 말로 아주머님의 분주한 행동의 원인은 나를 의식했음이라는 게 드러났다.) 아……. 네. 어쨌든 미안해요. 어디 살아요? 뭐 이런 대화가 이어지다가 아주머님께 웃는 모습이 예쁘시다는 말을 건넸다. 과거의 나처럼 누군가의 인정이 필요한 분 같아서다. 그런데 참으로 이상한 일이다. 내 칭찬을 들은 아주머님은 돌연 “강연자에게 미안하지 사실 학생한테 미안해할 건 아니지.” 하는 말씀을 하셨다. 나는 멋쩍은 표정으로 “아까는 저한테 죄송하셨다고 하셨는데 왜 다시 말씀을 바꾸시…….”까지만 말해고 입을 다물었다. 아, 결국 나도 아주머님과 동족이다.

강당을 나와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강연자와 눈이 마주쳤다. 간단한 인사 후 상대방은 내게 무슨 일을 하느냐고 물길래 취업준비생이라고 대답했다. 어느 쪽으로 (취업을) 생각하느냐는 물음에 작가라고 대답했다. 몇 마디가 오간 후 나는 평론 쪽을 생각 중이라고 말을 바꾸었다. 마음속에서 갑자기 씨네 21 생각이 났다. 연사는 본인이 오전에 들었던 수업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프랑크푸르트학파 관점에서 바라본 문학 비평, 평론학과목이라는 게 있잖아요." 라는 말을 듣다가, 이상한 아주머니와의 대화로 얼이 빠진 나는 뜬금없이 평론학과목이 (학부 수업 중에) 있는 줄 몰랐노라고 대답해버렸다. 평론이라는 큰 대화 주제의 흐름을 좇지 못하고 좁쌀 깨물기를 해버린 셈이다. 배려심 많은 강연자는 내 말을 듣더니, “사실 저도 잘 몰라요.”라는 대답으로 대화를 마친 뒤 가버렸다.

 

나는 건널목 앞에 우두커니 서서 이십여 분 가까이 생각했다. 내 대인관계는 왜 이 모양인가, 나는 무엇을 잘못했는가. 낮에 학생생활연구소 상담 선생님에게서 들었던 MMP 검사 결과와 해석을 떠올렸다.

 

* 주 척도 : ① 건강염려증, ② 우울증-정신운동지체/깊은 근심, ③ 히스테리-권태와 무기력/신체 증상 호소, ⑥ 편집증-피해의식/순진성, ⑦ 강박증-신체적 호소, ⑧ 조현병-특이한 지각 경험, ⑩ 내향성

* 재구성 임상 척도 : 의기소침, 신체증산 호소, 피해의식, 기태적 경험

* 내용척도 프로파일 : 불안, 우울, 건강염려, 직업적 곤란

* 보충 척도 : 대학생활 부적응,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평균치를 벗어난 척도들이다. 상담 선생님은 내게 "검사 결과에 대한 설명을 들으니 어때요?" 라고 물었다. MMPI 검사 당시 스토킹으로 불안해하던 상황이었고, 어쩌면 잘못된 신앙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말씀드렸다. 상담 선생님은 어쩌면 내가 교리를 naive하게 믿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씀하셨다. 맞는 말이다. 종교에 관심을 가지면서 성경과 교리서의 내용을 완벽히 따르려고 노력했었다. 편집증의 하위척도 중 순진성은 처음 보는 항목이라 뜻을 물았다. 말을 곧이곧대로 듣는 것과 관련되어 있단다. 자폐, 아스퍼거 장애라는 단어가 머리를 스쳤다. MBTI 검사 해석 중 결과지에 적힌 내 유형의 대표적 표현들 단어를 읽어보라는 상담 선생님의 말씀에 나는 소리 내어 읽어야 하는지, 묵독해야 하는지를 되물었다. 곧바로 우스꽝스러운 상황임을 인식한 나는 사람들과의 대화에서도 방금 상황처럼 단어를 맥락에서 파악하지 못하고 뜻을 우선시하고 분명히 하려다 보니 소통이 어렵다, 윗사람으로부터 쓸데없이 따지거나 말대답한다는 오해를 많이 받았노라 고백했다. MBTI 결과, 나는 INTP 유형이다. 정확히는 I(45), N(23), T(9), P(35)다.

 

괄호 안의 숫자는 선호 환산 점수를 뜻한다. 예상은 했지만, 나이를 먹으면서 알파벳 하나쯤은 바뀌어 다른 유형의 사람이 될 줄 알았다. 안타까운 마음에 혼자 오래 지내다 보니 이런 결과가 나온 게 아니냐고 물으니, 혼자 있을 때 되려 본성에 가까운 결과가 나타난다고. 완벽주의 기질이 다분한 강박 성향 짙은 내가 인식(P) 형이라는 게 이해되지 않았다. 뜻밖에도 판단(J)형의 사람들보다 인식(P) 형 사람들이 완벽주의적인 태도를 보인단다. 선생님의 설명을 듣고 인식형 사람들은 개방적인 생활양식 때문에 오히려 완벽주의를 추구할 수 있다, 즉 겉으로 드러나는 생활양식과 추구하는 경향은 다를 수 있다고 이해했다. 나와 반대유형인 ESFJ의 성격을 살펴보았다. 내가 스트레스를 받을 때 하는 착한 척과 비슷하다. 사고(T) 선호 환산 점수가 낮아졌는데, 작년에 모 기관에서 상담을 받으며 내가 사고로 감정을 억누르는 경향이 있다는 걸 알고부터 권유대로 음악을 듣고 문학을 읽은 결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원인 모를 눈물이 나는 경우가 있어 무척이나 당혹스럽다. 결국 나도 인간인데, 왜 이렇게 사람 대하기가 어려울까. 종교도 답이 아니었다.

 

무엇이 나를 건강하게 해 줄까?

 

2014/03/27 0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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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자 1일 1식

- 믹스커피 마시기

- 과수면

- 일 마무리를 깔끔하게 짓지 못함

- 완벽주의

- 지나친 의심

- 식후 3분 이내에 양치를 하지 않음

- 내게 가장 중요한 일을 우선 순위에서 미룸

- 계획하지 않고 돈쓰기

- 몸상태가 좋지 않음을 느끼고도 이를 무시하고 종종 스스로를 혹사시킴

- 기억을 잃어버릴까봐 두려운 마음에 과거 일을 계속해서 곱씹느라 현재 상황을 가벼이 여김

- 운동 부족

- 잘한 점보다 잘못한 점에 집중하는 습관

- 나의 욕구를 무시하는 습관

- 감정을 적절한 때 표현하지 못하고 미룸

 

2014/03/28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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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 좋은 선물

from 기록 2014. 11. 8. 16:52

SY 언니로부터 로즈마리 화분을, 집주인 아주머니로부터 책과 오렌지를 선물받았다.

마침 화분을 사야겠다고 벼르던 참인데, 선물로 받으니 횡재한 기분이다.

스토커 때문에 집주인 아주머니 자택에서 하루를 보내던 날 에리히 프롬의 책이 눈에 들어왔었다. 보고 싶은 책이 있으면 언제든 빌려가라고 하시길래 소유나 존재냐를 말씀드렸다. 오래된 책이니 그냥 가지라고 말씀하시던 아주머님. 내가 초판에 가까운 책을 좋아하는 건 또 어떻게 아시고...^^; 검정 비닐 봉다리에 에리히 프롬의 책과 오렌지 두 개를 넣어 내 자취방 문고리에 걸어두고 가셨더라.

 

예상치 못한 선물들... 감동이다.

열심히 살아야겠다.

 

 

 

 

2014/03/29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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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3월 27일

from 기록 2014. 11. 8. 16:51
아르바이트 면접을 보고 왔다. 몸을 쓰는 일이다. 담당자와 K신문사 건물 1층 커피숍에서 면담을 하는데, 이력서와 내 얼굴을 번갈아가며 쳐다보더라. 살이 많이 쪘다고 선수쳐서 말하니, 언제 찍은 사진이냐고 물은 뒤 많이 힘드셨나봐요. 라고 농담을 던졌다. 나는 웃으며 "네, 많이 힘들었어요."라고 답했다. 왜 자취를 하는지, 지금 사는 곳이 정확히 어디쯤인지를 묻길래 조금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알고보니 면접관은 두 번째 남자친구와 같은 대학 같은 과 졸업생이었고, 내가 사는 곳 근처에서 꽤 오랫동안 자취를 했다고 한다. 나는 가방속에 있던 금오신화를 꺼내 보여준 뒤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재미있는지를 물었다. 남자는 기자가 아니었다. 사업 쪽 일을 한다고 했다. 두뇌 회전이 빠른 사람 같았다. 재미있는 일을 찾아서 하라고 조언해주더라. 대학 진학 후 본인이 글쓰는 재주가 없다는 걸 깨달았다고 한다. "소설가는 허구의 일을 자기가 경험한 것 처럼 써야 하잖아요." 라고 덧붙이는데, 반박하고 싶은 말이 목구멍까지 차올랐지만 "그럴 수 있죠."라고 대답해버렸다. 97학번이라는 남자는 일을 하려면 외향적이어야 하고 목소리도 크게 내야 하는데 잘 할 수 있는지, 아이들을 통솔해 본 경험이 있는지를 물었다. 솔직히 저는 내향적인 사람이지만 목구멍이 포도청인 처지라 시키는 일은 잘 할 수 있습니다, 성당에서 초등부 미사를 도와준 경험도 있어요. 라고 말한 뒤 습관처럼 침묵했다. 남자는 한손으로 펜을 까딱거리며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제가 좋아하는 말이 있는데요,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저승보다 낫다는 말이요. 무척이나 눈치가 빠른 남자다. 나는 무슨 말씀이신지 알겠다, 걱정하시는 단계는 이미 지났다고 말하며 웃었다. 사는 거 어때요? 안좋은 일을 너무 많이 겪어서 이제는 좀 쉽게 살고 싶어요. 라고 말했다. 첫날 일터에 도착해야 할 시간, 복장, 급여, 급여 지급 시기에 대한 설명을 듣고 인사를 나눈 뒤 헤어졌다.

 

2014/03/30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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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례를 받지 않기로 했다. 어제 성당에 나가 봉사자님과 교리 선생님께 집에서 혼자 미사를 드리며 종교생활을 할 계획이라고 말씀드리니, 생각이 바뀌면 언제든 다시 찾아오라고 화답하셨다. 같은 분반이었던 아주머님도 예비 신자 중에 완벽하게 믿는 사람이 어디 있느냐며 일단 세례를 받은 뒤 다시 고민해보는 게 어떻겠냐고 하시던데…. 이상하게 결심만 굳어질 뿐이었다.


 

 

2014/03/31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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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티카

from 기록 2014. 11. 8. 16:49

1600년대에 이런 사유를 할 수 있다는 게 놀라울 뿐
진실로 깨어있는 사람
스피노자가 왜 파문을 당했는 지 알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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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유냐 존재냐

from 기록 2014. 11. 8. 16:47
서문에 적혀 있는 글들.
소유와 존재가 반비례한다는 내용의 글을 읽고 머리를 맞은 것 같은 충격을 느꼈다.

 

(2014/04/07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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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와 눈이 마주쳤다. 먼저 다가와 내 곁을 떠나지 않는 모습이 기특해 먹을거리를 건넸다. 음식보다 정이 고픈지 내어 준 떡을 씹다 뱉고 내 가랑이 사이 치맛폭에 들어와 발목에 몸을 비벼댔다. 작별인사를 건네고 무인반납기를 찾아 마흔 걸음 쯤을 걸었는데 나를 졸졸 따라왔다. 괜히 기분이 좋아진 나는 헤드셋을 통해 들리는 노래를 따라 부르며 집까지 하늘을 보며 걸었다. 사진을 찍고 달을 보며 걷는 내 뒤로 인기척이 느껴졌다. 고개를 돌려 뒤를 돌아본 후 이소라의 노래를 들으며 다시 걷는데 뒷편에 있던 행인과 눈이 마주쳤다. 얼굴이 벌건, 40대로 보이는 마른 남자였다. 노래가 들려요? 네! 맥주 한 잔 하러 갈래요? 아니요! 나는 리듬에 맞추어 서둘러 걸었다. 우울한 나였다면 경찰에 전화하거나 두려움에 얼어붙었겠지. 봄은 봄이다. 카뮈보다 하루키의 글을 읽고 드뷔시의 곡을 들어도 좋은 계절(2014/04/08 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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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할 수 없는 것 I

from 기록 2014. 11. 8.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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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관 창조 그리고 예술

from 기록 2014. 11. 8.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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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오신화

from 기록 2014. 11. 8.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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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터

from 기록 2014. 11. 8. 16:42

 

 

 

알바를 하며 피아노, 첼로, 바이올린, 플루트, 클라리넷 연주와 성악을 온종일 듣는 호사를 누렸다. 면접 당시 우울증에 걸려있던 나를 채용해 준 K 신문사 문화사업부 과장님께 제일 고맙고, 알바가 일찍 끝나면 늘 전철역까지 차로 데려다주신 아버지 연배의 부국장님께도 감사.. 같이 일한 이십대 초반의 학생들은 대체로 순수했다.

off the record로 적고 싶은 이야기가 많지만 일단 여기까지 기록해둔다. 콩쿨 대기실, 연습실 풍경에 대한 묘사와 함께 일한 팀원들의 세부 모습을 적고 싶은데 망설여진다. 내 감정을 속이고 사람들을 대했던 비겁함 때문이다.

 

2014/04/12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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쫄지마!

from 기록 2014. 11. 8. 16:42

아르바이트 휴무라 땅콩 폭식 후 자취방에 누워 있는데, 방문이 '꿍'하고 닫히는 소리가 몇 차례 들렸다. 공용 화장실에 갈 때 이웃 남자와 마주쳤는데, 기분 나쁜 일이 있는지 방을 들락날락하며 온 힘을 다해 설거지하고 방문을 닫았다가 열었다가…. 난리도 그런 난리가 없었다. 행동거지가 조용한 사람이었는데, 이상한 일이다. 불규칙한 굉음을 듣다 보니 몸이 움츠러들고 불안해 진 나는 오늘 해야 할 일을 잊은 채 허겁지겁 음식을 먹으며 불안함을 해소(하려고 노력)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략 일곱 번째 굉음을 듣고 나자 혼잣말로 욕이 나올 만큼 짜증이 솟구쳤다. 소음을 낸 사람의 얼굴을 확인하기 위해 공용 거실로 나갔다. 화장실에서 마주쳤던 이웃이 아닌, 처음 보는 남자가 현관에서 신발을 신으며 외출 준비 중이었다. 어쩌면 내게 본인의 존재를 알리기 위해(스토킹을 당한 이후로 생긴 망상이다.), 혹은 다른 이웃과의 소음 문제로 보복 소음을 낸 것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기요, 방금 방문 닫고 나오신 분이죠?" 여기까지 말하고 조용히 해 달라고 부탁하는 말을 하려는데 갑자기 몸이 뻣뻣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나를 스토킹하며 보복 소음을 냈던 이웃의 얼굴이 떠올랐다. 그리고 내가 뱉은 말. "방문 닫을 때 조금만 조심해주세요. 제가 소리 듣는 일을 해서요. 죄송합니다." "아닙니다." 남자는 유유히 대문을 나섰다. 그리고 방으로 돌아온 나는 자책했다. 왜 내가 죄송하다고 말해야 하나. 도리어 사과를 받아야 하는 사람은 나다. 진짜 내가 하고 싶었던 말은 혹시 기분 나쁜 일이 있으신가요? 독채도 아닌데 방문을 그렇게 쾅쾅 닫고 다니면 되겠습니까, 이 집에는 학생만 있는 게 아닙니다. 다른 사람들도 배려해주세요. 모처럼의 휴무인데 방문 닫는 소음에 괴롭습니다. 뭐 이런 말들이었는데. 바보같이 쫄아버렸다. 내 피해의식은 아직도 낫지 않았다. 예의 없는 남자들이 싫고 무섭다. 맞대응했다가 스토킹을 당하거나 폭행을 당할까봐. 사건 이후 이 글을 쓰는 이 시각까지 내 감정을 존중하지 못하고, 나를 괴롭힌 사람에게 의사표현을 하지 못한 스스로 혐오스러워 폭식한 뒤 아무 일에도 집중하지 못하고 있다.

 

몸쓰는 일을 하면 나아질 줄 알았는데, 쉽지 않다.

폭력, 남자, 스토킹, 소음에 대한 피해의식을 고치고 싶다. 어떻게? 

 

2014/04/14 2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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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매한 인격

from 기록 2014. 11. 8. 16:39

아르바이트생들과 점심을 먹고 혼자 나와 상명대 뒷편의 풍경을 감상하다가

고매한 인격을 가진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2014/04/20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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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고

from 기록 2014. 11. 8. 16:38
뤼미에르와 멜리에스에게 바치는 동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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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끊임없이 하고 있는 행동들 - 회상하기, 공상하기, 음악 듣기, 먹기, 일기쓰며 자의식 버리기, 도서관 가기, 죽음에 대한 생각

내가 지키고 있는 것 - 내 감정, 조용한 공간에 머물기, 사람들과의 거리, 불필요한 외부 정보 차단 (신문 읽지 않기, 소음 피하기)

 

 

 

(2014/04/22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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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평범성

from 기록 2014. 11. 8. 16:35

세월호 사건을 보며, 한나 아렌트가 지적한 악의 평범성이 생각났다.

 

그 밖에 떠오르는 몇 가지 위험한 생각들

오늘 독서 토론 수업에서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는데, 멍석이 깔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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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자중독

from 기록 2014. 11. 8. 16:34

여전히 과자 중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어제는 인터넷으로 주문한 소금과 설탕에 버무려진 모듬 견과류 봉지를 뜯어 아무 생각 없이 하루만에 500g을 먹어치워버렸다. 잡담에 대한 욕구를 과자를 먹으며 해소하는 중이다. 행동에 쉽게 관성이 붙는 성격 탓에 과자 끊기가 더욱 어렵다. 몸을 쓰지 않으면서 다시 생긴 나쁜 습관들. 과수면, 폭식, 공상... 절제가 필요한 때 (2014/04/25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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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들은 클래식 103곡

from 기록 2014. 11. 8. 16:33

작년부터 들어온 곡들...

 

 

Albeniz-Suite espagnola, Op.47 - Tango

Bach-Aria with 30 Variations, BWV 988 (The Goldberg Variations) - Aria No.1

Bach-Aria with 30 Variations, BWV 988 (The Goldberg Variations) - Variation 1

Bach-Aria with 30 Variations, BWV 988 (The Goldberg Variations) - Variation 13

Bach-Aria with 30 Variations, BWV 988 (The Goldberg Variations) - Variation 29

Bach-Aria with 30 Variations, BWV 988 (The Goldberg Variations) - Variation 3

Bach-Concerto No.1 for Piano and Orchestra in D minor, BWV 1052 - First movement:Allegro

Bach-Keyboard Concerto No.3 in D major, BWV 1054 - Second movement:Adagio e piano sempre

Bach-Keyboard Concerto No.5 in F minor, BWV 1056 - Second movement:Largo

Badarzewska-La priere d'une vierge

Beethoven-Bagatelle in A minor, WoO 59 (Fur Elise)

Beethoven-Piano Concerto No.3 in C minor, Op.37 - Third movement:Rondo/Allegro

Beethoven-Piano Sonata No.12 in A flat major, Op.26 (Funeral March) - First movement:Andante con variazioni

Beethoven-Piano Sonata No.14 in C sharp minor, Op.27, No.2 (Moonlight) - First movement:Ad agio sostenuto

Beethoven-Piano Sonata No.14 in C sharp minor, Op.27, No.2 (Moonlight) - Second movement:Al legretto

Beethoven-Piano Sonata No.14 in C sharp minor, Op.27, No.2 (Moonlight) - Third movement:Pr esto

Beethoven-Piano Sonata No.17 in D minor, Op.31, No.2 (Tempest) - Third movement:Allegretto

Beethoven-Piano Sonata No.3 in C major, Op.2, No.3 (Dedicated to Joseph Haydn) - Fourth movem ent:Allegro assai

Beethoven-Piano Sonata No.8 in C minor, Op.13 (Pathetique) - First movement:Grave/Allegro d i molto e con brio

Beethoven-Piano Sonata No.8 in C minor, Op.13 (Pathetique) - Second movement:Adagio cantabi le

Beethoven-Piano Sonata No.8 in C minor, Op.13 (Pathetique) - Third movement:Rondo allegro

Brahms-Four Pieces for Piano, Op.119 - Intermezzo No.1 in B minor

Brahms-Four Pieces for Piano, Op.119 - Intermezzo No.2 in E minor

Brahms-Four Pieces for Piano, Op.119 - Intermezzo No.3 in C major

Brahms-Waltz in A flat major, Op.39, No.15

Chopin-Barcarole in F sharp major, Op.60

Chopin-Etude in C minor, Op.10, No.12 (Revolutionary)

Chopin-Etude in C minor, Op.25, No.12

Chopin-Etude in E major, Op.10, No.3

Chopin-Etude in G flat major, Op.10, No.5 (Black Keys)

Chopin-Grande valse brillante in E flat major, Op.18

Chopin-Impromptu in C sharp minor, Op.66 (Fantaisie Impromptu)

Chopin-Mazurka in C major, Op.56, No.2

Chopin-Mazurka in F minor, Op.68, No.4

Chopin-Nocturne in C minor, Op.48, No.1

Chopin-Nocturne in D flat major, Op.27, No.2

Chopin-Nocturne in E flat major, Op.9 No.2

Chopin-Polonaise in A flat major, Op.53 (Heroic)

Chopin-Prelude in D flat major, Op.28, No.15 (Raindrops)

Chopin-Waltz in C sharp minor, Op.64, No.2

Chopin-Waltz in D flat major, Op.64, No.1 (Waltz by Minutes)

Debussy-Arabesque No.1 in E major

Debussy-Children's Corner - Golliwog's Cake-Walk

Debussy-Engravings - Gardens in the Rain

Debussy-Images - Reflets dans l'eau

Debussy-Preludes - Bruyeres

Debussy-Preludes - Fireworks

Debussy-Preludes - Fireworks(1)

Debussy-Preludes - Footsteps in the Snow

Debussy-Preludes - Hommage a S. Pickwick Esq.

Debussy-Preludes - Minstrels

Debussy-Preludes - The Girl with the Flaxen Hair

Debussy-Suite bergamasque - Claire de lune

Falla-Nights in the Gardens of Spain, Symphonie Impressions for Piano and Orchestra - In Gene ralife

Grieg-Piano Concerto in A minor, Op.16 - First movement:Allegro molto moderato

Handel-Suite No.11 - Sarabande

Liszt-Consolation No.3 in D flat major

Liszt-Etudes d'execution transcendante d'apres Paganini - No.3:La Campanella

Liszt-Liebestraume - Nocturne No.3

Liszt-Lovedream No.3 in A flat major, Op.62

Liszt-Valse oubliee No.1

Mendelssohn-Lieder ohne Worte heft 5, Op.62 - No.5-Venezianisches gondellied III

Mendelssohn-Songs Without Words, Op.62 - No.5:Venetian Barcarole Song

Mendelssolin-Lieder ohne Worte heft 6, Op.67 - No.4:Spinnerlied

Mozart-Piano Concerto No.21 in C major, K.467 (Elvira Madigan) - Second movement - Andante

Mozart-Piano Concerto No.24 in C minor, K.491 - Second movement:Larghetto

Mozart-Piano Sonata No.11 in A major, K.331 - Andante grazioso

Mozart-Piano Sonata No.11 in A major, K.331 - Andante grazioso(1)

Mozart-Piano Sonata No.11 in A major, K.331 - Rondo alla turca

Mozart-Piano Sonata No.15 in C major, K.545 - Third movement:Rondo

Mozart-Piano Sonata No.15 in C minor, K.545 - First movement:Allegro

Mussorgsky-Pictures at an Exhibition - Promenade

Rachmaninov-Etudes-tableaux, Op.39 - No.14:Allegro moderato

Rachmaninov-Piano Concerto No.2 in C minor, Op.18 - First movement - Moderato

Rachmaninov-Piano Concerto No.2 in C minor, Op.18 - Second movement:Adagio sostenuto

Rachmaninov-Prelude in B minor, Op.32, No.10

Rachmaninov-Prelude in C minor, Op.23, No.7

Rachmaninov-Prelude in C sharp minor, Op.3, No.2

Rachmaninov-Prelude in E flat major, Op.23, No.6

Rachmaninov-Prelude in G minor, Op.23, No.5

Rachmaninov-Rhapsody on a Theme of Paganini, Op.43 - Variation 18:Andante cantabile

Ravel-Le tombeau de Couperin - Toccata

Ravel-Pavane pour une infante defunte

Ravel-Pavane pour une infante defunte(1)

Ravel-Piano Concerto in G major - Second movement:Adagio assai

Satie-Gnossienne No.1

Satie-Gymnopedie - from 3 Gymnopedies

Satie-Je te veux

Schubert - Impromptu in A flat major, Op.90, No.4

Schubert-Moments musicaux - No.3-Air russe

Schumann - Kinderszenen, Op.15 (Children's Scenes) - No.7:Traumerei

Schumann-Arabeske in C major, Op.18

Schumann-Kinderszenen, Op.15 (Children's Scenes) - No.1:Of Foreign Lands and Peoples

Schumann-Kinderszenen, Op.15 (Children's Scenes) - No.10:Almost Too Serious

Schumann-Kinderszenen, Op.15 (Children's Scenes) - No.12:The Child Falling Asleep

Schumann-Kinderszenen, Op.15 (Children's Scenes) - No.12:The Child Falling Asleep(1)

Schumann-Kinderszenen, Op.15 (Children's Scenes) - No.13:Hark! The Poet Speaks

Schumann-Waldscenen, Op.82, No.7

Scriabin-Etude in B major, Op.8, No.4

Scriabin-Prelude in E flat minor, Op.11 in No.14

Scriabin-Prelude in G major, Op.13, No.3

Smetana-Memories of Pilsen

Tchaikovsky - Piano Concerto No.1 in B flat minor, Op.23 - Allegro non troppo e molto maestos o-Allegro con spirito (excerpt)

 

(2014/04/28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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