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에 해당되는 글 427건

  1. 851128 3 2007.11.28
  2. 섹스북 2007.11.24
  3. 경제학적 관점에서 바라본 <미스터 주부퀴즈왕> 2007.11.16
  4. 아이들에게는 반말이 당연한 것일까 1 2007.11.13
  5. 넌 누구 편인데? 2007.11.06
  6. quizshow! 2007.10.29
  7. 멍충이 2007.10.16
  8. 평가절하?평가절상? 1 2007.10.12
  9. 좋은곳으로 가길 2007.10.06
  10. ㅇㅇㅇ 2 2007.09.15
  11. 다신 볼 수 없겠죠 1 2007.08.19
  12. 코스피 2000을 앞두고. 2 2007.07.20
  13. 택시 4 2 2007.07.17
  14. 디센트 2 2007.07.13
  15. 제자들에게 보내는 편지 2007.07.11
  16. 평가 2007.07.11
  17. 제발 4 2007.06.27
  18. 주식 모의투자 시작 4 2007.06.26
  19. 오랜만 4 2007.06.19
  20. 편입이라.. 4 2006.12.07

851128

from 기록 2007. 11. 28. 18:27

쌍둥이였다고 한다. 결국 세상의 빛을 본 건 나 혼자지만, 가끔 일년에 한번 돌아오는 오늘같은 날에는 나와 똑같이 생긴 내 피붙이가 살아있다면 어떤 느낌일지 상상해본다. 내게도 오빠나 언니가 있으면 힘들 때 어리광도 부리고 생일이면 선물이라도 사달라고 졸랐을테지만, 현실적으로 난 누군가에게 투정 부릴 성격도, 처지도 아니라 가끔은 힘들기도 하다.

어렸을 때는 지금의 내 나이가 되면 좋아하는 일을 미친듯이 하고 있을거라 상상했다. 하지만 한참 젊은 나이에 불만만 많아서 투덜거리고 빈둥거리는 나를 생각하니 나이를 거꾸로 먹고 있는 것 같아 한숨이 나오고, 내 자신이 너무 초라해보이는 요즘인데. 오늘 아침 자다 깬 목소리로 전화해서 아침은 먹었냐고 묻는 엄마 목소리 들으니까 미안하고 고마운 감정들이 섞여서 울어버렸다. 전공 수업 중에 계속 전화가 와서 참다못해 강의실 밖으로 나가 날카로운 목소리로 대뜸 싸가지없이 '왜 전화했어요?'라고 묻는 못난 딸에게 생일 축하한다고 말해주는 사람은 역시 우리 엄마밖에 없을거다. 항상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뿐이다. 이런 간단한 말도 직접 못하는 못난 딸 낳느라 고생 많이 하셨고, 속도 까맣게 타셨을 거란 거, 이제서야 조금씩 깨닫는다. 앞으로도 내가 얼마나 더 엄마 속 태울지 모르겠지만 부디 몸 건강히 편히 사셨으면 좋겠다. 나도 이제 조금씩 철이 드나 보다.

,

섹스북

from 기록 2007. 11. 24. 12:20

사용자 삽입 이미지


제목이 야하다구요?
하지만 우리는 숱한 경험을 통해 정작 이러한 책들은 야하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물론 저도 처음에는 노란 책등에 검정 글씨로 커다랗게 '섹스북'이라 쓰여 있는 책을 보자니 저절로 웃음이 나왔고, 이 책을 지하철에서 읽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들었죠. 지금 생각하면 책을 읽는다는 건 전혀 부끄러운 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섹스’라는 단어가 들어갔다는 이유로 이 책을 공공 도서관이나 지하철에서 읽기를 꺼린 것 같습니다. 수업을 같이 듣는 친구들의 반응도 마찬가지였고요. 물론 책 내용은 흔히들 상상하던 것과는 거리가 멀었지만, 왜 당당하게 이 책을 지하철에서 읽지 못했을까요. 아마도 한국이라는 나라에서 '섹스'라는 단어가 주는 느낌이 상당히 이중적이고, 성에 대해 이야기하는게 암묵적으로 금기시되어 왔기 때문일겁니다.


이 책은 목차가 없습니다.
지금 이 글을 쓰면서도 혹시나 해서 뒷 페이지를 살펴 보았지만 역시나 목차가 없습니다. 목차가 있어야 할 자리에는 저자 권터 아멘트의 재미있는 변명이 들어있어요. “재미있을 것 같은 부분만 골라서 읽지 못하게 하려고 일부러 목차를 만들지 않았지요. 모든 주제들이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야만 이 책은 의미가 있습니다”

맞는 말이다. 자위, 섹스, 오르가즘, 피임 모두 중요한 성지식이다. 하지만 내가 학교에서 받은 성교육 프로그램에서는 실제로 필요한 것들은 가르쳐주지 않고 남학생과 여학생을 다른 분반으로 나누어 선생님 앞에서 순결서약을 하거나 배란일 계산법을 알려주는 것이 고작이었다. 오르가즘이 어디서 어떻게 생기는 것인지, 콘돔은 어떻게 쓰는 것인지는 정작 알려주지 않았다. 한참 성에 대해 궁금할 시기에 정작 필요한 성지식을 알려주지 않자 친구들끼리 학교에서 친구들끼리 야한 비디오 테이프를 보면서 왜곡된 성의식을 키웠던 것 같다.

,

일단 노동경제학에서 다루고 있는 이론이 들어간 영화를 찾는다는 것이 쉽지 않았다. 과제 주제를 받자마자 생각난 영화들을 손꼽아보자면 빌리 엘리어트 (Billy Elliot)나 풀몬티(Full monty), 모던 타임즈(Modern Times),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 정도였다. 하지만 이 영화들은 이미 시중에 경제학과 연결지어 잘 설명한 책이 출판되어 있는 만큼 다루고 싶지 않았고, 기왕이면 가까운 미래에 여성인 내가 실제로 겪게 될지도 모르는 문제를 다룬 영화를 찾고 싶었다. 내가 찾은 영화는 바로 2005년에 개봉한 영화, 미스터 주부퀴즈왕이다. 노동경제학의 이론들을 중심으로 영화에서 다루는 갈등을 살펴보기로 하자.

사용자 삽입 이미지


여기 명문대를 졸업하고 핸섬하며 친절하기까지 한 남자가 있다. 주부들에게 특히 인기 있는 이 남자의 직업은 놀랍게도, 전업주부다. 전업주부 진만(한석규)은 원래 다니고 있던 직장에서 파업으로 해고당한 후 방송국에서 일하는 아내 수희(신은경)를 내조하며 딸 다나의 육아를 책임진다. 말로는 직장을 알아보고 있다고 하지만, 진만은 주부 일을 진심으로 좋아한다. 문제는 장인의 수술을 위해 수희가 들었던 적금을 깨고 보다 고수익을 보장한다는 친목계에 들었다가 그만 돈을 날려버린 것. 진만은 이웃 아줌마들과 계를 하다가 계주가 돈을 들고 튀는 바람에 빈 돈을 채우려고 퀴즈 대회에 나가게 되는 것이다. 그러다 스타가 되고 돈이 생긴 건 좋은데, 그 때문에 부부생활은 금이 가기 시작한다.

이 영화에서 보여주는 갈등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큰 줄기는 명문대를 졸업한 멀쩡한 남성이 앞치마를 두른다는 것에 대한 부정적인 사회 통념이다. 아내 수희는 남편 진만이 ‘주부’의 자격으로 주부 퀴즈왕이라는 퀴즈쇼에 나가 우승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주위에서 그녀를 바라보는 시선이 두려워 방송 프로그램 진행자의 신분으로 남편을 직접 인터뷰할 때조차 진만씨, 라고 말하며 남들에게 앞치마를 두른 이 남자가 자신의 남편이라는 사실을 숨긴다. 우연히 TV를 지켜보던 남성들도 진만에게 손가락질하며 남자 망신시키지 말라고 욕한다.

비현실적인 영화라고 생각할 사람도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실제로 가사일을 도맡은 남성의 수는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비경제활동인구 가운데 육아 또는 가사 활동을 하는 남자는 모두 15만1000명이었다. 이 가운데 가사 활동을 하는 남자는 14만6000명이고, 육아 활동을 하는 남자도 5000명이었다. 이는 2003년 남자 전업주부 10만6000명(가사 10만3000명, 육아 3000명)보다 42.5%나 늘어난 수치다. 육아와 가사에 전념하는 남성의 수가 늘어난 것은 최근 전문직 여성의 증가로 남성에 비해 높은 수입을 올리는 여성이 많고 전통적인 남녀의 역할 관계에도 변화가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육아 가사 활동을 하는 남성이 급증한 데 비해 지난해 육아 가사 활동을 하는 여성은 662만2000명(육아 150만4000명, 가사 511만8000명)으로 2003년 655만2000명(육아149만9000명, 가사 505만3000명)에 비해 1.1% 증가하는 데 그쳐 큰 변동이 없었다.

영화 속 주인공들을 경제학적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수희는 이미 노동공급과 관련된 두 가지의 주요한 선택을 한 셈이다. 바로 경제활동 참여를 할 것인가의 여부, 경제활동 참여시 근로시간의 배분이 그것이다.

누가 앞치마를 두를 것인가

영화에서는 남편 진만이 전업주부를 선언했고, 수희 본인도 일을 더 좋아했기 때문에 수희는 특별한 갈등 없이 노동시장에 발을 내딛게 된다. 하지만 어린 자녀가 있는 맞벌이 부부의 경우, 자녀가 생기기 이전보다 불가피하게 육아를 위해 가정에 있는 시간의 가치가 커지게 된다. 그렇다면 도대체 누가 일을 하고 누가 가사를 담당하는 것이 좋을까.

경제학에서의 ‘특화’ 개념을 생각하면 된다. 특화(specialization)란 어떤 생산주체가 특정한 상품이나 서비스만을 생산하거나 혹은 특정한 생산활동에만 전념하는 것을 뜻한다. 남편과 아내 중 분명 상대적으로 가사나 육아에 비교우위를 갖고 있는 사람이 있을테고, 그 사람이 가사노동을 특화한다면 가정에서 급한 일이 일어났을 때 효율적으로 문제를 해결해 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반대로 부부가 노동시장에서 받게 되는 임금의 비교우위를 따져 누가 앞치마를 두를 것인지 결정할 수도 있다. 평균적으로 여성들의 임금은 남성들에 비해 낮은 편이다. 사회화과정(socialization) 때문에도 아내들이 역사적으로 남편들에 비해 육아에 더 생산적이었을 가능성이 크다. 만약 아내의 임금이 그녀의 남편보다 낮고 여성이 육아에 더 생산적이라면 아내가 육아의 주책임을 지게 될 때 가정 전체는 시장재를 덜 포기하고 육아에서 더 많은 것을 얻게 된다. 영화에서 가사일을 진심으로 좋아하는 진만은 아내보다 가사나 육아에서 얻는 효용이 더 크고, 수희가 직장에서 일하는 것은 경제학적인 관점에서도 최적의 선택이라 볼 수 있겠다.

이제 수희의 입장에서 근로와 여가시간의 배분에 대해 살펴보자.

경제학에서는 근로자가 가능한 근로시간-여가시간의 선택에서 효용을 극대화하는 근로시간을 선택을 한다고 가정한다. 여기서 임금과 근로자의 근로시간의 관계를 나타내는 노동공급선이 도출된다고 하는 것이 근로시간의 선택에 대한 노동-여가 선택모형의 기본 아이디어다.

하지만 현실에서 근로시간의 결정은 본인의 의사보다도 어떤 직장을 선택했을 때 자동적으로 주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즉 대부분의 경우 근로시간은 근로자가 선택하지 않는다. 때문에 위의 모델에서도 개인의 노동공급이 다른 사람들과 독립적으로 결정된다고 가정한다. 프리랜서와 같은 직업에서만 근로와 여가시간의 배분이 상대적으로 자유로울 수 있는 것이다.

방송국에서 일하는 수희는 불규칙적인 직업 관계상 유치원에 다니는 딸 다나를 자주 보지 못하고 새로 맡은 프로그램이 시청률이 저조한 관계로 직장에서 잘리게 될까봐 고민하는 모습으로 그려진다. 남녀의 성별 역할만 바뀌었을 뿐이지 전형적인 기혼 직장인의 모습이다. 현실적으로 직장에 다니는 여성이 본인의 의사에 따라 근로시간과 여가시간을 조정하기는 힘들다. 누군가는 수희에게 근로와 여가의 배분이 보다 탄력적인 part time job을 가지라고 충고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한국의 경우 part time 근무가 선진국들만큼 보편화되어 있지 않은 현실에서 근로시간을 원하는 수준으로 근로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폭은 더욱 제한되어 있을 것이다. 실제로 근로자의 직장선택에서 근로시간을 포함한 고용형태의 선택은 몇 개 안되는 풀타임과 파트타임 가운데 선택하거나 혹은 풀타임 취업의 기회는 없는 상태에서 파트타임 직장을 선택해야만 되는 경우가 많다.

현실에서 이 문제는 어쩔 수 없이 정부의 정책이나 기업의 인식이 바뀌어야 해결되는 문제라고 본다. 일단 정규직종에 종사하고 있는 여성에게는 사내에 보육기관을 설치해 여성이 회사에서 최대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가정에서는 보육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하면 양육 문제로 인한 이직률도 낮추어 기업의 입장에서도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실제로 올해 6월, LG CNS는 육아지원전문 사회복지법인인 한솔교육희망재단과 함께 임직원들에게 육아와 관련된 교육 프로그램과 이벤트를 제공하기로 했다. 한편, 비정규직에 종사하고 있는 여성들에게는 정부나 회사에서 일정기간 이상 근무하면 전문적인 재교육의 기회를 무료로 제공하는 인센티브를 부여하여 재취업을 도와주는 방향으로 정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영화에서는 장르가 코미디인만큼 이 갈등을 교묘히 부부간의 사랑, 집안일 하는 남성에 대한 이야기로 코믹하게 덮어놓았지만 본질은 직장 여성이 겪는 문제에 있다고 본다. 솔직히 이 두 사람의 이야기들이 전개되는 과정은 좀 불공평하다. 진만이 주부 퀴즈쇼에서 2주 연속 우승하며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는 동안 수희는 직장에서 잘릴 위기를 겪으며 자신에게 추근대는 PD로부터 고통받는다.

영화 속 갈등은 한문제만 맞추면 삼천만원의 상금을 얻을 수 있는 스피드 퀴즈에서 진만과 수희가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는 장면으로 싱겁게 해결된다. 물론 그 닭살스러운 행동을 하느라 마지막 문제는 풀지 못했지만 말이다. 사랑의 가치가 삼천만원이 넘어서였을까.

,

아이들의 인터뷰 방식도 개선해야 할 필요가 있다. 여성 질문자는 줄곧 아이들에게 반말을 하는데 그리 친절한 말투도 아니다. 특히 혼자 서울에서 야구를 배우고 있는 아이를 인터뷰할 때 문제가 많았다.

낡은 운동화를 클로즈업하며 새 운동화 사고 싶지 않냐고 묻자 아이는 괜찮다고 말한다. 그러자 다시 다른 애들의 운동화가 부럽지 않냐고 묻는다. 이번에도 아이는 야구만 할 수 있으면 좋다고 말한다. 아이의 마음에 상처를 줄 수도 있는 질문을 전혀 애정이 담기지도 않은 말투로 묻는 것은 적절한 연출 방법이 아니었다.



원문 : 어린이들의 꿈의 모습은 어떤 것일까

,

넌 누구 편인데?

from 기록 2007. 11. 6. 23:14

어제 학교가 한바탕 난리가 났었다. 총장이 다시 업무를 복귀하러 학교에 오는 아침, 총장을 환영하는 쪽과 총장이 오는 것을 반대하는 쪽이 교문 앞에서 팽팽히 맞서 있었고, 교문을 지나가는 길에는 내가 아는 몇 분의 교수님이 전단지를 나누어주고 계셨다. 난 그날 1교시부터 6교시까지 전부 수업이라 교문 밖 상황이 어떤지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수업 듣는 내내 총학측에서 마이크로 고함을 지르는 소리가 들렸다. 직접 본 친구들 말로는 그날 아침 이상한 외부 단체들이 와서 학교 앞에 대치하고 서 있어 전경까지 와 있었다고 하던데.

외부 사람들이 뉴스에 나온 기사만 본다면 총장이 자질이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로 우리 학교가 오랜 갈등을 겪고 있는 것처럼 보일 테지만, 여기에는 외부인들은 모르는 여러가지 상황들이 복잡하게 얽혀있다. 총학과 교수협의회, 교수노조, 교직원노조, 이사회가 각자의 사리(私利)에 맞추어 총장 반대, 찬성 포지션을 취하고 있는 것이다. 동상이몽이라고나 해야할까. 당연한 말이지만 총장의 복귀를 반대한다고 해서 다 같은 입장이 아니라는 뜻이다. 교수님들 입장도 다양하다. 진심으로 학생들 입장에 서서 총장 찬성, 혹은 반대를 외치는 교수님들이 있는가 하면 밥그릇을 지키려는 불순한 의도를 가지고 뛰어나온 극소수의 교수들도 있다. 불행하게도 전자와 후자의 입장이 같은 경우가 생기고, 학생들은 헷갈린다. 물론 나도 헷갈린다. 친구들이 넌 누구 편이냐고 물어올 때마다 대답하기가 난감하다. 개인적으로는 총장이 리더십 없이 이리저리 휘둘리는 모습이 탐탁치 않지만, 총장을 쫓아내려는 교직원노조와 총학의 목적이 뻔히 보이는데 겉으로는 우리학교 학생 전체를 위해서라는 명분을 내세우는 걸 보면 참... 특히 총학생회는 작년 부정선거 사건은 해명없이 덮어두고 어떻게 학생의 입장을 대표하겠다는 건지. 지금 나와 같은 다수의 학생들이 침묵하고 있는 상황이 자신들을 지지해주는 것이라 착각하고 있는 것 같다.

오늘만 해도 1교시부터 4교시까지 전공 수업을 들으며 네 분의 교수님의 짧은 코멘트를 들었는데 조금씩 의견이 다르시다. P교수님은 의견이 있으면 직접 나서서 움직이라고 말씀하시는 반면, 나머지 세 분은 소신없이 이리저리 끌려다니며 나서지 말고 일단은 학생에게 가장 중요한 일은 수업이니 절대 수업에 빠지지 말라는 말씀을 하신다. 나야 뭐 이렇게 수수방관 하고 있지만 교수님들과 학생들과의 미묘한 이런 분위기가 정말 싫다. 어제 외환론 수업을 듣던 과대가 휴대폰이 계속 울리자 나가서 전화받으려 하다가 ㅈㅅㅎ 교수님을 자극-_-했는데 하필 그것이 P교수님의 전화였고, 결국 ㅈㅅㅎ 교수님께서 직접 과대의 휴대폰을 받아서 나 ㅈㅅㅎ 교수인데 누구십니까. 수업시간에 학생에게 전화걸면 되겠습니까,라고 냉정하게 말씀하시고 전화를 끊으셨다. 덜덜덜

이 모든 사태가 시간이 흐르면 언젠가 끝나긴 끝나겠지만 내가 입학할 때부터 지금까지 학교가 조용한 날이 없으니 참 답답하다. 같은 학생들끼리 교문 앞에서 몸싸움 하는거 정말 싫다. 물론 그 중에서도 가장 보기 싫은건 수업 휴강하면서 강제로 학생들을 동원하는 교수들이지만.

,

quizshow!

from 기록 2007. 10. 29. 20:19

사용자 삽입 이미지



소설가 김영하 "모니터 앞에서 낯선 사람과 사랑에 빠져본 e청춘들에게 바치는 이야기"


'제 자신의 젊은 시절이 모델 20대의 고립·빈곤 형상화 했죠'


“출구없는 20대들 막막한 삶 그렸다”

현실이 불만족스러운 사람들은 무의미한 것들에 집착한다. 민수는 햇빛이 들어오는 창을 선택하지 않고 대신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를 선택한다. 그래 역시 세상물정 모르고, 게으름과 자존심 비슷한 허영심까지 충만한 사람이라면 더욱 무의미한 것들에게서 빠져나오기가 힘들지. 맞어, 이거 완전 우리 얘기잖아? 무릎을 치며 읽다가 고개가 갸우뚱해졌다.

'그런데 너는 전화도 하지 않고 그 흔한 문자메시지 하나 없이 잠적해버렸어. 그 이틀 동안 나는 정말 신화 속의 오르페우스 처럼 내 마음의 지옥을 헤맸다구.'
과연 서울에서 이렇게 사랑을 고백하는 이십대가 몇이나 있을까. 뭐 존재 할 수도 있겠지. 퀴즈를 좋아하는 대학원생이니까. 그런데 내 주위에 있는 대학원생들 중에 사이먼 싱의 <코드북>을 읽었고, 지금 당장 거리에서 흘러나오는 노래가 줄리 런던의 <I Left My Heart In San Francisco>인지를 한번에 알아채고, 자신이 차버린 여자친구와 대문을 사이에 두고 벌이는 힘싸움을 클라우제비츠의 '전쟁은 다른 수단에 의한 정치의 연장'에 비유하는 사람은 없을 것 같은데... 가난하다고 해서 문화적 소양조차 가난할 수는 없다 이건가.


딱딱한 고시원 침대위에 누운채 라디오를 들으며, 라면을 먹다가 뒹굴뒹굴거리며 단숨에 읽어버렸다. 여전히 앞날은 불투명하고 무엇하나 확실한 게 없다. 그저 졸업이라도 하기 위해 토익 책을 옆구리에 끼고 자격증에 올인하며 시험이라도 망치는 날엔 비굴한 웃음을 짓고 교수님을 찾아가는게 내 또래 애들이다. 나로써는 그래프와 교과서의 숲에서 벌이는 이 전투가 과연 언제 끝날지 도저히 가늠할 수 없다.

하지만
그래도
아직은
젊으니까 뭐 ㅋ

책 뒷표지의 '청춘의 찬란한 빛이 언제나 그들과 함께하기를'이라는 글귀를 읽고 나니 한결 유들해진 김영하 아저씨가 어깨를 툭툭 치며 괜찮아, 이십대에는 누구나 그런 법이지. 기운내라구. 니 탓이 아니야, 라고 위로해 주는 것 같았다.



,

멍충이

from 기록 2007. 10. 16. 22:29
외환론 듣고 나오는데 내가 평소 존경해 마지않는 ㅈㅅㅎ교수님이 뒤에 계셔서 인사를 했다. 딱히 무슨말을 해야할지 몰라 교수님과 아무말 없이 계단만 걷고 있는데 교수님이 너가 사학년이었던가?라고 물으시길래 아니라고 말씀드렸더니 굉장히 멋쩍어하시며 아 요즘 왜 이렇게 기억력이 안좋지? 하며 머리를 긁적이셨다. 교수님은 분명 나를 잘 모르실텐데, 내게 수업 이외의 말씀을 하셨다는 데에 솔직히 놀랐다. 어쨌든 요새 교수님 답지 않게 건망증이 생긴 것 같아서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던 차였지만, 겉으로는 아니에요~ 괜찮아요 이렇게 말하려고 했는데 나도 모르게 "늙으셔서."라는 엉뚱한 말이 튀어나왔다. 경직된 표정과 함께;

분위기는 상당히 싸해졌고 교수님과 인문관까지 걸어가는 십초가 정말 십년같았다. 너 그게 무슨 말이냐, 타박이라도 하시면 차라리 덜 난처했을텐데 아무말씀이 없으셔서 나도 모르게 튀어나온 이 말을 어떻게 해명해야 될 지 난감했다. 교수님이 그래 먼저 가봐라, 하시길래 인사드리고 결국 난 내 갈길 갔다. 교수를 자기 친구처럼 아는 싸가지 없는 학생이라 생각하실까봐 겁난다. 근데 이걸 또 굳이 찾아뵈서 해명하는 것도 웃기는 일이고, 평소에 교수님과 친분도 없어서 어찌해야할지 모르겠다. ㅈㅅㅎ교수님한테 나쁜 인상 심어드리고 싶지는 않은데 이걸 어쩐다... 입을 꿰메버릴 수도 없고.
,

평가절하?평가절상?

from 기록 2007. 10. 12. 18:47

언론에서 환율 어쩌고 하는 얘기가 나올 때마다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말이 '평가절하(devaluation), 혹은 평가절상(revaluation)'인데, 사실 이건 틀린 말이다. devaluation이나 revaluation은 고정환율을 채택한 나라에서 쓰는 용어다. 우리나라는 변동환율제를 채택하고 있기 때문에 depreciation/appreciation(한글로 고치면 가치하락, 가치상승 정도?)을 써야 옳다.
경제부 기자들이 이걸 모를리는 없을테고, 이렇게 말하는 것도 웃기는 일이지만 -_-
결국 이유는 평가절하, 평가절상 이라는 말이 멋있어보여서? 설마.......

,

좋은곳으로 가길

from 기록 2007. 10. 6. 12:43

어제 우리학교 학생 하나가 자살했다.

7층 높이의 옥상에서 떨어졌다. 설마 죽을까 했는데... 가방 안에서 유서까지 발견됐다는 걸 보니 확실히 각오 하고 뛰어내렸나보다. 다행히 금요일이라 학교에 사람은 별로 없었지만 수업끝나고 식당가려던 학생들이 보고 점점 몰려들어 북적거리는데도 경찰들은 감식반을 기다리는지 시체는 치우지도 않고, 흔히 보던 출입금지 띠조차 두르지 않았다. 내 옆에 서있던 경찰 아저씨는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나도 저만한 아들 하나 있는데…, 라고 말하며 자연스럽게 담배를 꺼내 물었다. 이 모든 상황 자체가 너무나 익숙한 클리셰;라 어안이 벙벙할 뿐이었다.

양 다리가 밖으로 꺾이고 팔이 접힌 그로테스크한 시체를 본 순간부터 오늘까지 계속 기분이 이상하다. 그 학생에게 죽음보다 무서운게 무엇이었길래 수업을 앞두고 옥상으로 올라갔을까. 하필 사람많은 학교 건물에서 떨어져 죽은걸 보면 애들이 많이 알아봐주길 바랬던 것 같기도 하고. 내가 시체를 보기 십분전, 국제회의실에 걸린 현수막을 내다볼때만 해도 시체가 없었는데 그냥 그때 시선을 조금만 틀어 숭인관 옥상을 바라보았다면 목숨하나 살릴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말도 안되는 생각도 든다.
차가운 돌바닥을 바라보며 뛰어내릴때 얼마나 외로웠을까.
아무쪼록 고인의 명복을 빈다.

,

ㅇㅇㅇ

from 기록 2007. 9. 15. 12:59

진실로 내가 지금 하는 것을 좋아하고 있는지 고민하게 된다. 어쩌면 내가 원하지 않게 택하게 된 길로 들어선 것을 합리화 하기 위해 그만큼 떠들어댄 것은 아닐까. 좋아하지도 않았던 것을 좋아한 척 한 나를 생각하니 구역질이 난다. 학교에서만 배울 수 있었던, 남과 다른 특별한 게 있었나? 내가 해왔던 행동들이 한낱 허영심의 발로에 지나지 않는다면 그건 너무 비싼 허영심이라 이대로 가다간 평생을 후회할지도 모른다. 좋아하지 않으니 목표가 없고 목표가 없으니 자꾸 엉뚱한 곳으로 겉돈다. 바보같이 사춘기도 아니고 나이먹어서 이걸 이제서야 깨닫다니.

,

다신 볼 수 없겠죠

from 기록 2007. 8. 19. 15:38

며칠 전, 친구와 약속이 있어 황급히 학교를 빠져 나오려는데 본관 앞에 '동시녹음중이니 조용히 해주세요'라는 피켓을 든 스탭들이 서성이고 있었다. 또 김치치즈스마일을 찍는가보군 하며 힐끔거렸는데 시트콤에서 수영부 학생으로 우르르 몰려다니는 셋은 없고, 왠 정장을 입은 남자만 단독샷을 받고 있었다. 꽤 가까운 거리였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얼굴은 사이드의 조명기구에 가려서 교묘히 보이지 않았다. 난 무슨 촬영이 이렇게 대수라고 교문 나가는 길을 턱하니 막고 학생들한테 돌아서 나가라고 유세야? 하는 언짢은 표정으로 지나가는데, 옆에 있던 카메라맨 아저씨는 한술 더 떠서 여기 톱스타가 왔다며 뻥을 쳤다. 가뜩이나 날씨도 덥고 약속시간도 늦어서 짜증내며 교문을 나섰는데 어제 학교 커뮤니티를 들어가보니,


 

아아
     아아.....


사용자 삽입 이미지



분하다



보기만 해도 눈이 부시다는 대한민국 본좌를 눈앞에서 놓치다니 이럴수가.
사실 놓쳤다기 보다는 얼굴만 못본 것이지만은 방학 특수를 맞아 학교에 아무도 없는 상황에서 놓쳤다는 사실이 더 마음이 아프다. 몇년에 한번 올까말까한 이런 기회를 놓치다니 흑흑흑

이 모든게 김치치즈스마일 때문.
하이킥 종방전에는 우리학교에서 연장촬영한다는 떡밥을 던져 드디어 우리학교에서 대학생이 된 정일우를 볼 수 있다는 기쁨으로 수많은 여학우들을 낚았지만 알고보니 후속 시트콤 김치치즈스마일 촬영이었고, 캡쳐를 보면 알겠지만 이제는 장동건을 눈앞에서 보고도 여러 학생을 쌩까게 만드는 수준까지 이르렀다.

김치치즈스마일, 잊지 않겠다...............


그건 그렇고
장동건을 본 친구의 친구말로는 정말 식상한 표현이지만 얼굴에서 빛이 나온다카드만
난 비록 얼굴은 보지 못했지만 키는 훤칠하던데 장동건이 키작다는 루머는 도대체 어디서 나온거죠

,

코스피 2000을 앞두고.

from 기록 2007. 7. 20. 21:26

사용자 삽입 이미지

 
다음주쯤이면 코스피 지수가 2000을 돌파할 추세다.

곧 조정이 올 것이라는 풍문이 여기저기서 들렸지만 미국 다우존스가 만사천을 돌파했다는 소식에 오늘도 코스피는 급등. 근데 왜 내 종목들은 제자리걸음인지 미스테리지만, 주식에 손 좀 댄 친구들이나 부모님들이 하반기 들어 주식으로 재미 좀 봤다는 소식이 들린다. 일단 대선 전까지 한국 증시는 무난하게 갈 것 같은데 주식이라는게 워낙 여기저기로 날뛰는 놈이라 애널리스트들도 확답을 못 내놓고 있다. 허나 인터넷에서는 대선에서 누가 승리하느냐에 따라 주가를 나누어 예측할 수 있다고 장담하는 기인들이 살고 있으니..

현 상황이 거품이다, 아니다가 논란인데 솔직히 나도 잘 모르겠다. 하지만 지금 뛰어들기에는 위험하지 않을까. 중국이 진작부터 시장을 조정할 조짐을 보이고 있었기 때문에 위안화가 절상되거나 금리가 올라간다해도 큰 타격은 없을 것 같다고들 말하지만, 역시 문제는 유동성.

지금 국내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유동성이 과하다는 지적이 많은데 이것은 인플레이션을 부르게 되고, 인플레이션은 실물자산의 가격을 오르게 하는 원인이 된다. (이미 유가와 금속, 곡물 가격은 계속 오르고 있다.) 허나 현정부의 강력한? 정책으로 부동산으로 몰려야 할 투기 자본들이 주식쪽으로 빠진듯 한데, 난 이것이 국내증시가 호황을 누리는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유동성을 중심으로 한 주가상승이라... 당분간 2000까지는 무난할 것 같지만 이게 얼마나 지속될까. 아무튼 이제 한국이 저평가됐다더라 하는 말은 듣기 힘들 것 같다.

중국이 얼마나 갈 수 있을지가 궁금하다. 현재로서는 중국이 세계 경제의 버블을 막고 있는 버팀목이지만 중국 자체에서도 조정에 들어갈 정도로 경기 과열이 심하고, 이런식으로 전세계가 유동성이 심하다면 앞에서도 말했듯이 인플레이션 유발 → 원자재 가격 상승을 불러일으켜 중국의 수출 단가도 곧 상승하게 될 것이고 누군가가 중국의 역할을 떠맡아야 할 것이다. 요즘 뜨고 있는 브릭스 정도? 언젠가는 중국에 묶여 있던 어마어마한 달러들이 풀릴텐데, 그 '언젠가'는 중국이 더이상 매력적인 시장이 아닐 때를 일컫는 말이니, 그 말속에는 이제 중국시장도 포화상태라는 가정이 들어있을게다. 그 큰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를 즈음이면 브릭스가 중국에서 뿜어져 나오는 달러들을 모두 품을 수 있을까? 아니라고 본다. 결국 나머지 자금들은 다시 일본과 미국과 같은 선진국으로 돌아가지 않을지. 그럼 미국의 쌍둥이 적자가 해소될테고 그 다음은 그 다음은..........아 머리아퍼.

 
어쨌든 개인적으로 코스피 2000 시대를 맞이하여 일본증시로 눈을 돌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유는 다음 기회에.

 
,

택시 4

from 기록 2007. 7. 17. 14:46

사용자 삽입 이미지



간만에 극장에서 자게 해 준 영화
,

디센트

from 기록 2007. 7. 13. 20:13

사용자 삽입 이미지


네이버에서 '디센트'를 검색하면 나오는 예고편에서 디센트를 관람중인 관객의 얼굴을 비춰주는데, 그 관객들의 얼굴에 나타난 표정들은 절대 과장이 아니다. 예고편 중간에 단독샷 받은 남자분은 옆의 여자친구보다 더 놀라던데 그 표정이 더 무서웠다ㅋㅋ 인터넷에서는 하나도 안무섭다 괴물 유치하다 이런 글도 많던데, 솔직히 그 사람들은 집에서 다운받아서 본 사람들일테고. 극장에서 빵빵한 사운드 들으면서 오프닝 파이프씬을 덤덤하게 본 사람이 몇이나 될까? 어쨌든 두다리 뻗고 편하게 영화 볼 생각 하지 마시길. 개봉하자마자 디센트 본 친구가 안무섭다고 해서 기대 안하고 갔다가 완전 된통 당했네. 개인적으로는 쏘우보다도 몇배는 더 무서웠던것 같은데, 이게 무섭지 않다는 사람들은 도대체 얼마나 더 고어틱한 영화를 즐기는 사람들일지 궁금하다. 대단한 사람들.
난 영화보는 내내 이악물고 손가락으로 귓구멍을 막았더니 결국 손가락이 뻣뻣해져서 고생했는데

굳이 교훈을 따지자면 결국 네 친구의 남편을 탐하지 말라는 것 정도?
어쨌든 근래에 본 가장 무서운 영화였다. 으 꿈에 나올까 무섭네



,

제자들에게 보내는 편지

from 기록 2007. 7. 11. 21:17
,

평가

from 기록 2007. 7. 11. 19:59

학교 교직원 선생님들과 도서관에서 같이 일하는 언니들과의 술자리가 있었다. 같이 일하는 언니 중 하나가 교직원 선생님의 추천으로 출판사 면접을 앞두고 있어 면접 얘기가 주된 안주거리가 되었다. 알바하는 곳이 도서관이다보니 나와 정보대 동생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문전과 학생들인데 그 중에서도 유독 C언니가 선택된 이유가 뭘까 잠깐 생각해봤는데.. 사람 좋고 일 잘하고 활발하고 공부 잘하고 성실하고. 생각할 필요도 없구나.

,

제발

from 기록 2007. 6. 27. 00:17

사용자 삽입 이미지


떨어지지만 말아라 애기들아
,

주식 모의투자 시작

from 기록 2007. 6. 26. 01:59

기다리고 기다리던 키움증권 모의투자대회가 드디어 시작됐다. 자본금은 사이버머니 5천만원. 6월 25일부터 8월 3일까지 6주간 ELS를 제외한 주식 부문에서 누적수익률을 기준으로 1등에게는 무려 300만원과 아시아 금융 탐방 기회를 제공한다. 비록 사이버머니지만 모든 조건은 실제 증시 현황과 동일하기 때문에 말 그대로 실전을 방불케 한다. 매수 버튼도 무서워서 함부로 못 누르겠다.

일단 요 며칠간은 시험이 끝난지 얼마 안된 관계로 종목을 정하지 못하고 여기저기 찔러본 결과, 엠파스와 SK의 합병설을 주워듣고 바로 이거야, 결심했지만 [엠파스, SK 합병설 사실무근] 이라는 강한 부정이 담긴 기사를 보고 마음을 접게 되었다. 그리고 오늘 오전 11시, 엠파스와 SK의 합병 발표 기사가 떴다. 나원참. 이거 이래도 되는건가. 열받아서 그 기사 찾아보려 헤드라인 검색했더니 이젠 찾아볼 수가 없다. 증권 관련 까페를 뒤져보니 뭐 작년 10월달부터 다들 예상하고 있었던 결과였다는데.. 역시 나만 몰랐던거군.

근데 이거 좀 뒤가 구리다. 나야 엠파스 주식을 못산게 아쉬웠지만 내가 알기로는 저번주 금요일부터 엠파스 주가가 엄청 뛴 걸로 알고 있는데 이상하게 오늘 오전, 장이 열리자마자(인수 합병 발표가 나기 전부터) 누군가 엄청 낮은 가격으로 매도 주문을 남발하기 시작했고 결국 하루만에 3700원이나 떨어진 채로 장이 마감됐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누가 막판에 계속 매도를 한 거지?
솔직히 인수 합병설이 나돌았던 건 많은 사람들이 예상했다 쳐도, 어떻게 정확히 금요일날 한번에 갑자기 주가가 오를 수 있으며 오늘 합병이 정식 발표되기도 전에 개장하자마자 이렇게 팔아치우는 건지 난 모르겠다. 이거 정말 이상한거 아닌가? 누가 정보를 미리 흘린 것 같은데..  (이거 진짜 왜 이러는지 아시는 분은 좀 알려주시길.) 나야 오늘 주식 시작한 완전 초짜지만 이건 정말 뭔가 석연치 않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오늘 엠파스 주식은 못샀지만 앞으로 뭘 믿고 주식을 해야 하나 마음이 심란하다. 공시랑 환율, 재무제표 보고 우량주+IT+저평가 종목 이렇게  포트폴리오 구성해서 돈넣고 기다리면 될 줄 알았는데.. 역시 돈벌기가 어렵긴 어렵구나. 실제돈이 아니라 사이버머니인데도 이렇게 똥줄이 타는 걸 보면 실제 피같은 돈 넣어서 주식 투자하는 사람들은 오죽할까.


삼성전자 주가 4만원 시절 급한 사정으로 인해 똥값에 주식을 팔아 땅을 치고 후회하는 정도를 넘어 이제 적어도 주식 욕심은 버리게 되었다는 아빠의 말씀으로는,

일단 미시/거시적인 주가 변동 추이를 분석하여 싸이클을 익히고, 저평가 된 주식을 고를 줄 아는 능력을 가져야 하며, 긍정적인 공시는 오히려 주가를 상승시키지 못할 수 있으므로 주의, 환율과 채권 가격의 추이를 지켜볼 것, 단기로 실적을 내야 하는 경우 가까운 달의 결산 종목을 찾아서 투자하기

뭐 이 정도로 요약이 되는데, 이 방법이 다 먹혔다면 난 지금쯤 학교 때려치고 편안히 놀고 먹고 있었겠지ㅋ
일단은 주식시장에서도 Rational Expectations가 먹히는 것 같긴 한데, 그럼 도대체 남들이 다 아는 공시 말고 무슨 정보에 의지해야 하는 걸까. 바닥까지 간 주식들 그냥 다 사버려?
차라리 눈가리고 종목 몇개 찍어서 랜덤으로 매수하는게 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주식투자는 긍정적으로 하라는 버핏의 말이 쌩구라로 들리는군

,

오랜만

from 기록 2007. 6. 19. 01:03
그동안 정말 너무나도 많은 일이 있었다. 정말 산만했던 2007년이었다.

어쨌든 잘 살아 있다구요.

자세한 썰풀이는 다음에
,

편입이라..

from 기록 2006. 12. 7. 22:57

체계적으로 공부하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 까놓고 얘기하자면 편입을 하고 싶다는 소리다. 몇달 전부터 고민해봤는데 아직 마땅한 결론이 나오지 않는다. 이미 내가 소비해버린 일년이라는 시간이 마음에 걸리고, 또다른 일년을 투자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결정이 쉽지 않다. 돈도 문제고. 그래도 원하는 학교의 경제학과를 들어갈 수 있다면, 이 모든것을 포기할 수 있다. 허나 문제는 편입에 실패할 경우인데 이럴땐 정말 돈 날리고 시간 날리고 이도저도 아니게 되기 때문에 도전하기가 쉽지 않다. 편입이 무조건 열심히만 한다고 해서 성공하는 시험이 아니란 것을 친구를 통해 아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더욱 두렵다.

아주 특별한 경우가 아닌 이상, 환경이 사람을 만든다고 생각한다.
우리학교에서 도저히 전공 공부를 할 수 없다는 말은 아니다. 내가 눈여겨 본 학교의 시설과 탄탄한 커리큘럼, 학생들의 Study 태도, 학교의 지원, 인맥 등 이 모든것이 너무나 탁월하기 때문에 더 나은 곳으로 가고 싶다는 욕심이 생길 뿐이다. 모르겠다. 내가 공부 안하는 걸 환경 탓으로 돌리고 있는 것 같기도 하지만 내가 아무리 공부를 열심히, 잘 한다 해도 지금과 같은 상황이라면 뻔히 한계가 보일 것 같다. 요즘 학교에 이래저래 실망이 큰 탓도 있고. 아.. 모든것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고 싶다.

휴 일단 시험부터 무사히 마치자
Be ready, Be prepar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