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3/15 00:42
2014/03/15 00:42
어제 눈을 다쳤다. 렌즈를 끼다가 눈동자에 상처가 났다. 이틀 동안 독서, 외출, 영화 감상, 웹서핑을 거의 못 했다. 이 글도 한쪽 눈만 뜬 채로 작성하는 중이다. 심심해진 나는 침대에 누워 휴대폰에 저장해 둔 팟캐스트-'강신주의 다상담', '김영하의 책 읽는 시간', 클래식, 오디오북을 들었다. 이틀동안 짦은 꿈을 여러 개 꾸었다. 잠들고 깨기를 반복하니 눈을 뜨면 이 상황이 현실인지 꿈인지 헷갈릴 지경이다. 갑자기 눈이 멀어버린 나를 상상해보았다. 책을 읽지 못한다 생각하니 아찔하다.
청각이 다시 예민해진 틈을 타 클래식을 듣고 있다. 바그너의 트리스탄과 이졸데 전주곡을 듣는데 온 몸에 소름이 끼치면서 황홀함이 느껴졌다.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이 영화 멜랑콜리아의 주제곡으로 이 음악을 선택한 건 신의 한 수다.
2014/03/16 18:46
2014/03/19 09:36
남자 주인공의 왼쪽 다리에 커다란 돌이 매달린 순간부터 내 몸이 아파 화면을 볼 수 없었다. DVD를 끄고 상담소를 찾아갔다. TCI 검사 결과를 살펴보니, 나는 관대한 사람이 아니었다. 복수심이 높았다. 어쩌면 나는 영화 속 여자 주인공과 비슷한 사람일지도 모른다.
영화 '안티 크라이스트'에서 '세 거지' 를 뜻하는 단어들
고통 - 몸이나 마음의 괴로움과 아픔.
절망 - 바라볼 것이 없게 되어 모든 희망을 끊어 버림. 또는 그런 상태.
비탄 - 몹시 슬퍼하면서 탄식함. 또는 그 탄식.
2014/03/20 12:15
2014/03/21 00:01
21일 저녁 침대에 누워 구립 도서관에서 빌려온 스피노자의 에티카를 읽는데, 몽롱했던 머리가 깨어나는 기분이다. (나는 승리하리라) 뭐 이런 패기어린 제목의 책을 읽는데, 종교는 두려움의 씨앗을 심어 활동하게 한다고 하더라. TCI 검사 결과를 떠올렸다. 내가 열심히 성당에 나가는 이유는 첫 번째 남자친구 때문일지도 모른다. 매주 토요일 한국영상자료원에서 좋은 영화를 상영해준다. 갑자기 토요일 성당 교리반 봉사를 하기 싫어졌다. 여러모로 시간 낭비다. 엄마에게 토요일 봉사활동이 끝나고 본가에 들르겠다고 연락을 했다. 토요일 아침, 대모가 대 주었던 여성분에게 그만두겠다는 말을 어떻게 전해야 할 지를 고민했다. 가치관의 차이 때문에, 아니면 아이들과 어울리는 일이 적성에 맞지 않아서, 혹은 토요일마다 내가 하려는 일(영화 평론)에 시간을 더 할애하기 위해....
월세도 걱정이었다. 본가에 들르기 위해 캐리어를 들고 성당으로 향했다. 원래 계획은 그만두겠다는 말을 전하고 바로 본가로 가려고 했는데, 대모의 환한 얼굴을 보니 막상 그만두겠다는 말을 꺼내지 못하겠더라. 초등부 미사를 끝내고 어렵게 말을 꺼냈다. 아이들과 어울리는 것도 안 맞는 것 같고 가치관에 변화가 생겨 앞으로 못 나올 것 같아요. 싫은 내색 없이 내 의사를 존중해주고, 미사 때 밥 한 번 먹자는 인사를 받았는데 대답을 할 수 없었다. 낌새를 눈치 챈 대모님이 왜 그러느냐며 다음에 보자는 말을 자꾸 하시던데, 대답을 얼버무렸다. 성당을 나와 엄마에게 전화를 거니 울먹이는 목소리다. 많이 아프신가보다. 캐리어를 끌고 전철역으로 향하는데 엄마의 울음소리에 당황해서 길을 헤맸다. 마음이 불편했다. 왜 나는 엄마 감정에 휩쓸려 살아야 하나. 나는 암을 겪어보지 않았으니 항암치료가 얼마나 아픈지는 모르겠다만. 엄마를 생각하면 항상 이중적인 감정이 든다. 본가에 도착하니 엄마 목소리가 나아져있다. 여동생과 저녁을 먹었다. (2014/03/23 14:32)
3월 21일 저녁 침대에 누워 스피노자의 <에티카>를 읽었다. 첫 장을 읽는데, 몽롱했던 의식이 트이는 느낌이었다. 나폴레온 힐의 <결국 당신은 이길 것이다>라는 책에 따르면 악마가 인간을 유혹하기 위한 열 두가지 유인책1 중 하나가 '죽은 뒤에도 영생하고픈 욕망'이다. 모교 학생생활연구소에서 TCI 검사를 받았는데 , 영성 수용 척도 점수가 평균 이상으로 나왔다. 치우친 성격을 바로잡고 싶었다. 가치관에 혼란이 왔었다. 철학 강의를 듣고서부터 심해졌다. 머릿속에 두 가지 생각이 들어앉다 보니 행동에 일관성이 없었다. 엄마와 막내 이모는 진작에 나의 모순을 알아차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종교를 버리지 못한 이유는 순행에 따르는 삶이 쉽다니까. 또래보다 인생의 고통을 일찍 겪은 나는 이제 편하게 살고 싶었다. 종교를 갖고서부터 증오, 분노, 질투, 시기, 의심처럼 부정적인 감정은 죽이고 지냈다. 생각, 마음, 행동이 따로 노는 것 같았지만 무시했다. 내 신앙이 깊지 않아서였을까. 가만히 있는데 눈물이 흐르거나 나를 힘들게 하는 사람들을 용서했다고 생각했는데 얼굴을 보거나 목소리만 들어도 몸이 떨리고 머릿속이 백지상태가 되어 하루 종일 잠으로 스트레스를 풀어야 했다. 이웃을 네 몸처럼 사랑하라는 말 중에서 '네 몸'이라는 단어를 제외하고 행동해서였을거다. 완벽주의 기질이 다분한 나는 차라리 종교를 버리고 위악적으로 사는 편이 정신건강에 이로울지도 모른다. 종교를 가졌다는 이유로 교만해지는 내 모습도 보기 싫었다.
토요일 성당 유치부 미사를 돕고 난 뒤 대모님께 앞으로 봉사 활동을 하지 못 하게 될 것 같다, 도중에 그만두어 정말 죄송하다고 말씀드렸다. 오늘은 봉사자님께 세례 받기를 미루고 싶다고 말씀드렸다. 내 믿음의 한계는 여기까지인가 보다. 글은 이렇게 썼다만, 무섭고 고통스러운 일을 겪을 때마다 종교 생각은 여전하다. 원룸에서 내 방문을 열려고 시도했던 이웃 남자와 마주칠 때마다 속으로 기도문을 외웠더랬다. 나는 성직자가 아닌데 왜 모든 사람을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했을까. 오늘은 미사가 끝나기 전에 성당을 빠져나와 지구대에 들렀다. (2014/03/23 23:31)
고등학교 동창으로부터 청첩장과 선물을 받았다. 내 친구의 남편이 될 사람은 헤어진 첫 번째 남자친구의 대학 동기다. 친구는 지금의 남편을 소개해준 대가로 내게 답례를 한 거다. 집에 돌아와 봉투를 열어보니 고액의 상품권이 들어 있었다. 소개는 주선자의 몫이지만 결혼은 당사자들이 결정하는 것을... 이렇게 큰 선물을 받아도 되나 싶었다. 친구에게 나와 헤어진 첫 번째 남자친구에게 만나는 사람이 생겼는지를 물었다. 응당 그래야 할 것 같았다. 교회 목사님의 소개로 만난 여성과 교제 중이라는 말을 듣고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본가로 돌아와 어떤 선물을 받았는지 궁금해하는 엄마 앞에서 첫 번째 남자친구에게 목사님 소개로 만나는 여자친구가 생겼다는 말을 꺼냈다. 엄마의 표정이 급격히 어두워졌다. 다시 잘 될 수도 있는 거 아니냐. 걔 만한 애가 요즘 세상에 어디 있느냐는 말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왔었다. 그럴 때마다 나는, 남녀 사이 헤어졌으면 끝인 거다. 솔직히 OO이는 좋은 사람이었고, 마음이 먼저 변해 미안하지만 적어도 난 비겁하지는 않았다. 내 행동에 후회는 없다고 반박했다. 한동안 멍하게 앉아있던 엄마가 한마디 던졌다. OO이 걔도 참 안됐다. 왜요? 엄마 아는 사람도 목사님 자제랑 결혼했는데 상대방이 끌려다닌단다. 말과는 다르게 엄마는 시무룩한 표정으로 나를 안됐다는 표정으로 바라보셨다. 결혼정보회사에서 매기는 등급 식의 조건으로 따지자면 사실 아쉬운 건 내 쪽이다.
능력 있으면 혼자 사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아요. 너 능력 있어? 능력은 없지만 돈이야 앞으로 벌면 되는 거죠. 난 혼자 살아야 할 것 같아. 얘가 웃기는 소리 하고 있네. (여동생이) 좋은 사람 생기면 얘 먼저 보내도 되는 거고요. 언니, 찬물도 위아래가 있어. 여기서 찬물 이야기가 왜 나와.
엄마, 여동생과 이런 대화를 나눴던 것 같다. 첫 번째 남자친구를 떠올리면 늘 고마움과 죄책감이 느껴지곤 했다. 첫 연애 상대로 나처럼 까다롭고 이기적인 사람을 만나 얼마나 힘들었을까. 새로 만나는 사람은 같은 종교를 가진 사람일 테니 어머님의 반대도 없을 거다. 새로운 사람을 만난다니 다행이다. 진심으로 행복하길 바란다. (2014/03/25 12:58)
길에서 마주친 여학생에게 구립 도서관의 위치를 물었다. 배가 이^만큼 나온 나무를 끼고 걷다가 카페가 보이는 골목 안쪽으로 걸어가면 돼요. 눈을 동그랗게 뜨고 말하는 모습이 재미있어 배가 이~만큼 나온 나무요? 라고 되물으니 민망한 듯 웃으며 네,라고 대답했다. 거짓말일지도 모른다. 도서관은 찾았지만 학생이 말한 나무는 보이지 않았다. 저 또래 아이들은 습관적으로 거짓말을 한다니까. 책을 빌리고 도서관을 나서며 보도블럭의 무늬를 보며 걷는데 이상한 게 보였다. 암세포 같기도 하고, 영화 <멜랑콜리아>에서 행성이 지구를 삼키듯 충돌하는 장면이 생각나게 하는 덩어리. 학생이 말했던 배불뚝이 나무다. 도서관을 향할 때에는 길찾기에 몰두하여 나무를 보지 못했다. 내 의심병이 부끄럽다. (2014/03/26 09:50)
어느 유명 소설의 구절처럼 지나치게 의식하는 것도 병이다.
오늘 독서 토론 모임에 나갔다. 내가 앉자마자 바로 옆자리 아주머니가 산만하게 펜을 들었다가 놓고, 유인물을 뒤적이다가, 스마트폰을 수십 번 들여다보았다가 책상 위에 내려놓는 행동을 반복하시더라. 강연에 집중한 내가 앉은 자세를 바꿀 때에는 신기하게도 분주한 움직임을 멈추시는 게 나를 의식하는 게 느껴져 급기야 저 아주머님이 왜 저런 행동을 하시는 건지 생각하느라 나는 강연의 흐름을 놓쳐버렸다. 강연이 끝나고 참다못해 말을 걸었다. 혹시 저 때문에 불편하셨나요? 강연에 집중하지 못하시는 게 느껴져서요. 아주머님은 얼굴이 벌게지시면서 과장되게 큰 목소리를 냈다. 아~~나요. 아~ 나 때문에 학생이 불편했구나~ 미안해요. 보통의 사람이라면 나를 보고 황당하다는 표정으로 네? 아닌데요. 라고 말하거나 멋쩍게 웃으며 본인이 산만했던 이유를 차근차근 설명해줬을 거다. 아주머님의 거짓말에 진실을 알고 싶다는 이상한 오기 같은 게 생겼다. 좋다. 가면 벗기 연습이다. 솔직하게 나이 어린 제가 이런 말씀 드리기 좀 그렇지만, 스스로에 대해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면 다른 사람을 덜 의식하게 되더라고요. 예전의 저도 다른 사람들을 지나치게 의식했었기 때문에 드리는 말씀이에요. 어린 제가 이런 말씀 드리기가 좀 그렇지만…. 아, 나는 학생이 수업 중간에 나를 쳐다보길래. (무얼 그리 열심히 하시는지 관심의 표현으로 바라본 건데 내 시선을 적의로 인식하셨나 보다. 해명이 귀찮은 나는 반박하지 않았다. 어쨌든 이 말로 아주머님의 분주한 행동의 원인은 나를 의식했음이라는 게 드러났다.) 아……. 네. 어쨌든 미안해요. 어디 살아요? 뭐 이런 대화가 이어지다가 아주머님께 웃는 모습이 예쁘시다는 말을 건넸다. 과거의 나처럼 누군가의 인정이 필요한 분 같아서다. 그런데 참으로 이상한 일이다. 내 칭찬을 들은 아주머님은 돌연 “강연자에게 미안하지 사실 학생한테 미안해할 건 아니지.” 하는 말씀을 하셨다. 나는 멋쩍은 표정으로 “아까는 저한테 죄송하셨다고 하셨는데 왜 다시 말씀을 바꾸시…….”까지만 말해고 입을 다물었다. 아, 결국 나도 아주머님과 동족이다.
강당을 나와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강연자와 눈이 마주쳤다. 간단한 인사 후 상대방은 내게 무슨 일을 하느냐고 물길래 취업준비생이라고 대답했다. 어느 쪽으로 (취업을) 생각하느냐는 물음에 작가라고 대답했다. 몇 마디가 오간 후 나는 평론 쪽을 생각 중이라고 말을 바꾸었다. 마음속에서 갑자기 씨네 21 생각이 났다. 연사는 본인이 오전에 들었던 수업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프랑크푸르트학파 관점에서 바라본 문학 비평, 평론학과목이라는 게 있잖아요." 라는 말을 듣다가, 이상한 아주머니와의 대화로 얼이 빠진 나는 뜬금없이 평론학과목이 (학부 수업 중에) 있는 줄 몰랐노라고 대답해버렸다. 평론이라는 큰 대화 주제의 흐름을 좇지 못하고 좁쌀 깨물기를 해버린 셈이다. 배려심 많은 강연자는 내 말을 듣더니, “사실 저도 잘 몰라요.”라는 대답으로 대화를 마친 뒤 가버렸다.
나는 건널목 앞에 우두커니 서서 이십여 분 가까이 생각했다. 내 대인관계는 왜 이 모양인가, 나는 무엇을 잘못했는가. 낮에 학생생활연구소 상담 선생님에게서 들었던 MMP 검사 결과와 해석을 떠올렸다.
* 주 척도 : ① 건강염려증, ② 우울증-정신운동지체/깊은 근심, ③ 히스테리-권태와 무기력/신체 증상 호소, ⑥ 편집증-피해의식/순진성, ⑦ 강박증-신체적 호소, ⑧ 조현병-특이한 지각 경험, ⑩ 내향성
* 재구성 임상 척도 : 의기소침, 신체증산 호소, 피해의식, 기태적 경험
* 내용척도 프로파일 : 불안, 우울, 건강염려, 직업적 곤란
* 보충 척도 : 대학생활 부적응,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평균치를 벗어난 척도들이다. 상담 선생님은 내게 "검사 결과에 대한 설명을 들으니 어때요?" 라고 물었다. MMPI 검사 당시 스토킹으로 불안해하던 상황이었고, 어쩌면 잘못된 신앙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말씀드렸다. 상담 선생님은 어쩌면 내가 교리를 naive하게 믿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씀하셨다. 맞는 말이다. 종교에 관심을 가지면서 성경과 교리서의 내용을 완벽히 따르려고 노력했었다. 편집증의 하위척도 중 순진성은 처음 보는 항목이라 뜻을 물았다. 말을 곧이곧대로 듣는 것과 관련되어 있단다. 자폐, 아스퍼거 장애라는 단어가 머리를 스쳤다. MBTI 검사 해석 중 결과지에 적힌 내 유형의 대표적 표현들 단어를 읽어보라는 상담 선생님의 말씀에 나는 소리 내어 읽어야 하는지, 묵독해야 하는지를 되물었다. 곧바로 우스꽝스러운 상황임을 인식한 나는 사람들과의 대화에서도 방금 상황처럼 단어를 맥락에서 파악하지 못하고 뜻을 우선시하고 분명히 하려다 보니 소통이 어렵다, 윗사람으로부터 쓸데없이 따지거나 말대답한다는 오해를 많이 받았노라 고백했다. MBTI 결과, 나는 INTP 유형이다. 정확히는 I(45), N(23), T(9), P(35)다.
괄호 안의 숫자는 선호 환산 점수를 뜻한다. 예상은 했지만, 나이를 먹으면서 알파벳 하나쯤은 바뀌어 다른 유형의 사람이 될 줄 알았다. 안타까운 마음에 혼자 오래 지내다 보니 이런 결과가 나온 게 아니냐고 물으니, 혼자 있을 때 되려 본성에 가까운 결과가 나타난다고. 완벽주의 기질이 다분한 강박 성향 짙은 내가 인식(P) 형이라는 게 이해되지 않았다. 뜻밖에도 판단(J)형의 사람들보다 인식(P) 형 사람들이 완벽주의적인 태도를 보인단다. 선생님의 설명을 듣고 인식형 사람들은 개방적인 생활양식 때문에 오히려 완벽주의를 추구할 수 있다, 즉 겉으로 드러나는 생활양식과 추구하는 경향은 다를 수 있다고 이해했다. 나와 반대유형인 ESFJ의 성격을 살펴보았다. 내가 스트레스를 받을 때 하는 착한 척과 비슷하다. 사고(T) 선호 환산 점수가 낮아졌는데, 작년에 모 기관에서 상담을 받으며 내가 사고로 감정을 억누르는 경향이 있다는 걸 알고부터 권유대로 음악을 듣고 문학을 읽은 결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원인 모를 눈물이 나는 경우가 있어 무척이나 당혹스럽다. 결국 나도 인간인데, 왜 이렇게 사람 대하기가 어려울까. 종교도 답이 아니었다.
무엇이 나를 건강하게 해 줄까?
2014/03/27 00:27
- 과자 1일 1식
- 믹스커피 마시기
- 과수면
- 일 마무리를 깔끔하게 짓지 못함
- 완벽주의
- 지나친 의심
- 식후 3분 이내에 양치를 하지 않음
- 내게 가장 중요한 일을 우선 순위에서 미룸
- 계획하지 않고 돈쓰기
- 몸상태가 좋지 않음을 느끼고도 이를 무시하고 종종 스스로를 혹사시킴
- 기억을 잃어버릴까봐 두려운 마음에 과거 일을 계속해서 곱씹느라 현재 상황을 가벼이 여김
- 운동 부족
- 잘한 점보다 잘못한 점에 집중하는 습관
- 나의 욕구를 무시하는 습관
- 감정을 적절한 때 표현하지 못하고 미룸
2014/03/28 12:21
SY 언니로부터 로즈마리 화분을, 집주인 아주머니로부터 책과 오렌지를 선물받았다.
마침 화분을 사야겠다고 벼르던 참인데, 선물로 받으니 횡재한 기분이다.
스토커 때문에 집주인 아주머니 자택에서 하루를 보내던 날 에리히 프롬의 책이 눈에 들어왔었다. 보고 싶은 책이 있으면 언제든 빌려가라고 하시길래 소유나 존재냐를 말씀드렸다. 오래된 책이니 그냥 가지라고 말씀하시던 아주머님. 내가 초판에 가까운 책을 좋아하는 건 또 어떻게 아시고...^^; 검정 비닐 봉다리에 에리히 프롬의 책과 오렌지 두 개를 넣어 내 자취방 문고리에 걸어두고 가셨더라.
예상치 못한 선물들... 감동이다.
열심히 살아야겠다.
2014/03/29 00:36
2014/03/30 20:39
세례를 받지 않기로 했다. 어제 성당에 나가 봉사자님과 교리 선생님께 집에서 혼자 미사를 드리며 종교생활을 할 계획이라고 말씀드리니, 생각이 바뀌면 언제든 다시 찾아오라고 화답하셨다. 같은 분반이었던 아주머님도 예비 신자 중에 완벽하게 믿는 사람이 어디 있느냐며 일단 세례를 받은 뒤 다시 고민해보는 게 어떻겠냐고 하시던데…. 이상하게 결심만 굳어질 뿐이었다.
2014/03/31 16:15
(2014/04/07 23: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