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스마트폰

from 기록 2014. 11. 8. 16:22

스마트폰이 고장 나 오늘 가까운 대리점에 들러 임대폰을 받아왔다. 지점에서 보유 중인 3G 단말기가 죄다 고장 났다는 이유로 2G 폴더 휴대전화를 받았다. 속으로 잠시 투덜대다가 폴더폰을 손에 쥐는 순간, 서운함이 눈 녹듯 가셨다. 일단 한 손으로 쥐는 느낌부터 좋다. 여자가 한 손으로 들기에 다소 크고 미끄러운 스마트폰에 비하면 폴더폰은 바닥에 내동댕이쳐질 위험이 적다. 폴더 윗부분과 아랫부분이 맞닿은 면에 엄지손가락을 넣어 벌린 뒤 상단을 올리는 동작은 또 얼마나 오랜만인지. 얼굴이 큰 사람이라면 스마트폰보다 폴더폰이 통화가 편리함은 물론이다. 비싸고 선택의 폭이 좁은 스마트폰 요금제에 비해 저렴한 이용료 또한 장점이다. 폴더를 닫을 때 나는 '착' 소리는 잊고 지낸 음악을 우연히 다시 들었을 때 느끼는 반가움에 견줄만하다. 대리점을 나오면서 나는 기쁜 마음에 폴더를 몇 번이나 여닫았는지 모른다. 이참에 아예 알뜰폰으로 단말기를 바꾸려 한다. 스마트폰에 의존하지 않고 살겠다는 작은 결심이기도 하다. 2G 휴대폰 단말기는 비좁은 액정이 답답하고 카카오톡 메세지를 사용할 수 없다는 단점1이 있지만, 적어도 내 기준에서는 단점보다 장점이 크다. 내 생활 방식상 휴대폰은 통화와 메시지 전송이라는 본래의 기능에만 충실하면 된다. 물론 멋진 디자인이나 편리한 기능이 더해진다면 좋겠지만, 잠들기 전까지 침대 위에서 손바닥만 한 액정을 들여다보며 웹서핑을 하는 스스로 모습으로 미루어 짐작건대 스마트폰은 주객을 전도시키는 요물이라는 느낌이 강하다. 스마트폰이 사라지고 깊은 심심함을 느끼는 시간이 늘어나면 생활에 여유가 생기지 않을까. 어쨌든 반갑다! 폴더폰. (2014/05/12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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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이 변하는 순간

from 기록 2014. 11. 8. 16:20
나는 김광석의 노래를 좋아하는 편이 아니었다. 고인에게 죄송한 말이지만, 쇠를 긁는 듯한 목소리와 신파 느낌의 멜로디가 불편해서다. 며칠 전 우연히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를 들었다. 그런데 아뿔싸. 전주를 듣는 순간부터 마음 속 빗장이 풀어지기 시작하더니 양 볼과 귀 언저리에 뜨끈한 열기가 올라오기 시작했다. 노래를 듣는 내내 가슴 속에서 말캉한 무언가가 솟아오르는 느낌이었다. 멍하니 앉아 같은 곡을 연속으로 다섯 번이나 들었다. 이별 후 느끼는 감정을 어쩌면 이렇게도 잘 표현했는지. 예술을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 (2013/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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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 전 후 기도

from 기록 2014. 11. 8. 16:19

신에 대한 가치관이 불가지론으로 바뀌었지만, 성당에서 배웠던 좋은 습관은 간직하고 있다. 그중 하나가 식사 전후 기도다. 기도를 마치면 정신을 식사에만 집중하여 잡념이 사라지고 과식을 하지 않게 된다. 명상으로 인한 효과와 비슷하다. 상태가 좋을 때에는 음식을 제공해 준 사람과 내가 살아있음에 감사한 마음마저 든다.

 

(2014/05/16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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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는 말한다

from 기록 2014. 11. 8. 16:19
1980년 5월, 일간지 사진기자 신복진씨가 광주에서 찍은 사진을 엮은 책이다. 때로는 줄글보다 한 장의 사진이 크게 다가오는 법. 내 경우 사진을 '보았다'기보다 '느꼈다'고 말하는 게 옳겠다. 가슴 언저리부터 얼굴을 거쳐 정수리까지 뜨거운 무엇인가가 달아오르는 느낌이었다. 남은 한풀이는 뒷세대의 몫이니 억울한 죽음을 당한 넋들은 하늘에서라도 평안을 누리시길. (2014/05/18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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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강박증

from 기록 2014. 11. 8. 16:18
  • 글을 읽을 때 내용보다 비문이나 맞춤법 오류가 눈에 먼저 들어온다. 
    (같은 이유로 내가 쓴 글에서 비문을 발견하면 참을 수 없이 괴롭다.)
  • 건널목을 건널 때 흰 금이나 시멘트 바닥만 밟으며 걷고 싶다. 
  • 쓰레기를 버릴 때 분리수거에 정성을 기울인다. 
  • 공공장소에서 사진을 찍지 말거나 음식을 먹지 말라는 문구가 적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행동을 하는 사람들을 좌시하지 못한다. 
  • 지하철에서 앞사람이 맨 배낭이 열려있는 걸 보면 지퍼를 닫아주고 싶다. 
    (혹은 남의 어깨에 붙은 머리카락을 발견하면 떼주고 싶은 마음을 애써 억누른다.) 
  • 물건을 일렬로 쌓거나 각을 바로잡기 좋아한다. 
  • 서가에 순서나 뒤바뀌어 꽂힌 책을 보면 순서를 바로잡고 싶다. 
  • 아침에 머리를 감으며 통에 샴푸액이 얼마 남지 않은 걸 알면 불안해진다. 
  • 엑셀 작업 시 입력할 내용보다 셀 간격, 시트면, 테두리 두께 조절이 먼저 신경 쓰인다. 
  • 한글 문서 작업 시 익숙한 폰트로 기본 설정이 되어 있지 않으면 신경이 쓰인다. 
  • 집을 나서자마자 가스 밸브를 제대로 잠갔는지, 열쇠를 챙겼는지 걱정된다. 
  • 대형할인점 진열대에 상품이 한두 개만 남아 있는 걸 보면 불안하다. 
  • 사용하지 않는 물건이더라도 쉽게 버리지 못한다. 
  • 자주 사용하지 않는 물건 정리를 하느라 오랜 시간을 보낸다. 
  • 남들에게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은 얼룩이 옷에 튀면 신경 쓰인다. 
  • 책을 읽을 때 정확히 이해되지 않는 단어가 보이면 다음 문장으로 건너뛰기 어렵다. 
  • 한 번 신경 쓰이는 일이 생기면 다른 일에 쉽사리 집중하지 못한다. 
  • 손에 익은 필기구만 쓰고 싶다. 
  • 얼굴에 뾰루지나 여드름이 올라오면 꼭 짜서 고름을 내고 싶다.
  • 자동차의 번호판을 보면 숫자를 더하고 싶다. 
  • 엘리베이터를 타면 최대 정원이나 주의 문구를 반복하여 읽는다. 
  • 배가 불러도 접시에 음식이 조금 남아있는 걸 보면 차라리 먹어서 비워두고 싶다. 
  • 공용 공간에서 내 물건이 평소와 다른 위치에 놓인 걸 보면 불쾌해진다. 
  • 공중 화장실에서 볼일을 볼 때에는 휴지로 양변기를 닦거나 엉덩이를 양변기 위로 올린다. 
  • 토익 시험장에서 다리 떠는 사람을 보면 무척이나 거슬린다. 
  • 사람이 봄비는 길에서 운동화 끈이 풀리는 것만큼 당혹스러운 일도 없다. 
  • 도서관에서 빌린 책에 밑줄이 쳐 있거나 모서리가 접힌 걸 보면 집중이 깨진다. 
  • 우산 한 귀퉁이의 철심이 삐져나온 걸 발견하면 꼭 바로잡아야 한다.
  • 대화 중 무슨 이야기를 하려고 했는지 잊어버릴 때 무척이나 곤혹스럽다.
  • 남들의 부정적인 평가에 민감하다.
  • 얼굴이 좌우 대칭이 맞지 않아 거울을 볼 때마다 괴롭다.
  • 남이 먼저 읽어 부풀어오른 신문을 보기 꺼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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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제

    from 기록 2014. 11. 8. 16:18
    즐겨 찾는 온라인 카페에서 본 사진인데 방에 틀어박혀 있는 내 모습과 비슷해 놀랐다. 차이점이라면 나는 다리가 아니라 마음이 불편한 상태고, 내 방은 조제만큼 책이 많지 않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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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인관계

    from 기록 2014. 11. 8. 16:17
    솔직히 어렵다. 가족끼리도 힘들다. 사회성이 부족한 내 성격 때문이기도 하다. 어제, 그리고 오늘 엄마와 봉사활동 대상자였던 어르신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두 분의 전화 모두 받지 않았다. 마음이 내키지 않으면 선뜻 전화를 받기가 힘들다. 엄마와는 일주일 전쯤 아빠 문제로 마찰이 있었고, 봉사활동 대상자였던 어르신은 내게 무리한 부탁을 하셔서다. 속내가 차갑지만 나약하기도 한 나는 두 분께 맞춰드리고자 노력한다. 이번만 맞춰드리면 되겠지 다짐을 하고 전화를 받는데, 통화를 마치고 나면 내 감정이 서서히 닳는 느낌이다. 솔직하게 대하지 않은 내 탓도 있겠다만…. 이런 기분이 들게 하는 사람들은 앞으로 어떻게 대해야 할까. 웃어른인 경우 특히 난처하다. 나와 가까운 사람들도 내 성격 때문에 불편해할지도 모른다는 거, 나도 한다. 내가 맞춰드리는 게 옳겠지만 역시나 힘에 부친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고민하는 사이에 시간은 흐르고 나는 무엇에도 집중하지 못한다. 자꾸만 숨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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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중록을 읽다.

    from 기록 2014. 11. 8. 16:17
    사도세자는 광증을 앓지 않았다는 주장이 있다. 모 대학생이 과제로 제출했다던 사도세자의 정신분석 논문을 읽어보고 싶다. 혜경궁 홍씨가 가문의 영광을 위해 사도세자의 죽음을 막지 않았다는 주장이 설득력있게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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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며칠 전 집주인 아주머니와 가벼운 등산을 다녀왔다. 자꾸만 취업을 미루고 있는 내게 사회로 녹아들어야 한다고 말씀해주셨다. 고3 학생 수학 과외나 전화상담실 업무를 해 볼 생각이 없느냐고 하시기에 문과 체질이라 수학은 젬병이고 어렸을 때 빚 독촉 전화를 많이 받아 전화받기가 두렵다고 대답해버렸다. 아주머니는 능력 있는 사람이 왜 이러고 있느냐고 재차 물으셨고 나는 능력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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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엄마와 언성을 높였던 일 때문에 1366에 전화를 걸었다. 반년 만에 상담 선생님과 다시 통화했다. 우선 아르바이트일지라도 일하고 있는 내 상태를 칭찬해주셨다. 부모의 이혼을 자식이 강요할 수는 없다. 본인의 삶에 먼저 집중한 뒤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 신경을 쓰는 게 옳다. 한 달 전에 내가 무엇을 했는지 생각하는 식으로 끊임없이 자기 상태를 점검해나가라. OO씨가 주변의 문제에 계속 빠지는 건 스스로 집중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마지막 말을 듣는데 섬광과 비슷한 통찰을 느꼈다. 일은 구하고 있느냐는 물음에 자꾸만 능력 이하의 아르바이트 자리만 찾고 있는데, 나도 내가 왜 이런 행동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씀드렸다. 상담 선생님은 “어쩌면 OO 씨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행동일 거예요."라고 대답해주셨는데 정확한 의미를 모르겠다. 완벽주의 때문에 업무와 관련된 지식을 모두 알고 있는 상태가 아니면 지원조차 하지 않기 때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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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이 있다면 내게도 주어진 소명이 있겠지. 신이 없더라도 마찬가지다. 누구나 장점이 있듯이, 내게도 사회에 이바지할 수 있는 작은 능력이 있을 거다. 작년부터 글쓰기라고 믿어 왔는데, 지금은 솔직히 잘 모르겠다. 내 PC와 노트에는 잡념과 감상을 적어둔 메모들이 가득하다. 재료를 엮어 줄들로 쓰지 못하는 이유는 완벽한 글을 쓰고 싶은 욕심 때문이다. 글쓰기를 미루다 보니 능력도 줄어가고 두려움이 커진다. 내게 글쓰기란 자의식을 버리는 일인데, 상담 선생님의 조언대로라면 나는 거짓과 과장이 섞인 글을 쓸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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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상민 교수 본인이 고안한 심리검사로 사람의 성격을 다섯 가지로 구분한 뒤 유형별로 고민 상담을 진행한 팟캐스트를 들었다. 휴머니스트, 로맨티시스트, 아이디얼리스트, 에이전트, 리얼리스트 중에서 나는 아이디얼리스트에 속한다. 이상주의자들은 돈보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우선시해야 돈이 따라온다고. 맞는 말이다. 내가 좋아하는 분야의 일이나 공부가 아니면 쏟아부어야 하는 시간을 견디기 어렵다. 지난주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근무지가 집과 가깝고 여유 시간이 많은 단순노동 아르바이트다. 그런데 벌써 불편한 마음이 든다. 어떤 일이건 사람과 부딪힐 수밖에 없는데, 사회성이 부족한 내가 관심사 이외의 분야에서 일하면서 대인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견디기 힘들어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콩쿠르 행사 아르바이트를 했을 때에는 연습실 문 앞에 온종일 서 있어도 지루한 줄 몰랐던 나다. 

     

    더 늦기 전에 나의 흥미, 적성, 장점, 생활 습관에 부합하는 일거리를 찾고 싶다. 통장 잔액이 부족하니 마음이 조급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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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완벽주의 버리기

    from 기록 2014. 11. 8. 16:11

    수치심, 불안감, 단절감이라는 3대 요인이 결합하면 가장 강력한 감정마비욕구를 부채질한다. 137p.

     

    (유대감, 소속감) 삶에서 단절감을 느끼는 이유와 변화를 주는 방법을 이해하려면 반드시 유념해야 할 정의들이다. 유대감으로 충만한 삶을 살려면 궁극적으로 경계선을 긋고, 중요하지도 않은 사람들의 환심을 사려고 자신을 채찍질하며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지 말고, 가족 및 가까운 친구와 유대감을 기르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아야 한다. 145p.

     

    불안감, 단절감, 취약성, 외로움, 무력감을 느낄 때, 과음과 과식, 과로와 온라인 중독이 마치 위안처럼 느껴지지만 실상은 우리삶에 긴 그림자를 드리울 뿐이라는 것이다. (중략) “내 선택이 영적인 내면에 위안이 되고 자양분이 되는가, 아니면 취약성과 힘겨운 감정으로부터 잠시 도피하는 것뿐이어서 영적인 면에 오히려 해가 되는가? 내 선택이 나를 온 마음을 다하는 사람으로 이끄는가 아니면 공허함과 갈증만 키우는가? 145p.

     

    취약성은 위험하기 짝이 없으므로 밀쳐 내야 한다고 자녀를 가르치거나 그런 모범을 보이는 것이다. 이는 아이들을 곧장 위험과 단절의 구렁텅이로 밀어 넣는 것에 다름 아니다. 154p.

     

    그러니 유대감 없는 삶은 성공적이라 할 수 없다. 먹는 자 혹은 먹히는 자 관점을 부추기는 것은 두려움과 결핍감이다. 취약성을 다시 받아들이려면 수치심 기폭제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승자와 패자의 두려움을 촉발하는 것은 무엇인가? 온 마음을 다하는 삶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한 이들은 세상을 포용하려면 모든 관계에서 신뢰와 유대를 다져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156p.

     

    트라우마를 이겨내고 온 마음을 다하는 삶을 사는 이들이 깨달은 것은 다음과 같다.

    -. 문제를 인정하라.

    -. 전문가의 도움과 다른 이들의 지지를 구하라.

    -. 이에 수반되는 수치심과 비밀이 드러나는 과정을 이겨내라. xp.

     

    대담하게 맞서려면 실명으로 온라인 댓글을 달아 보라. 자신을 드러내는 것이 불편하게 느껴진다면 아예 입을 다물어야 한다. 서로 존중하는 환경을 만드려면 공동체 전체가 책임을 지도록 만들어야 한다. 173p.

     

    외줄타기, 수치심 회복 탄력성 실천, 공격 당하거나 상처를 입었다고 느낄 때 나를 응원해 줄 안전망 공동체 구축과 함께 나는 두 가지 전략을 더했다.

    -. 오직 경기장에 함께 있는 사람들에게서만 피드백 받고 귀 기울이기.

    -. 나에 대해 평가할 자격이 있는 사람들 (튼살 친구, 쿨하지 못한 나를 존중해주는 친구) 모른 체 하지 말기. xp.

     

    비난과 더불어 눈여겨봐야 할 문제가 바로 ‘은폐’이다. 은폐 문화는 사람들의 입에 재갈을 물리기 위해 수치심에 의존한다. 202p.

     

    피드백이 제대로 활성화되려면 ‘껄끄러운 대화가 편해지도록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불편을 정상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진정한 배움, 비판적 사고, 변화를 기대하는 리더라면 불편함을 정상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조직, 학교, 신앙 공동체, 심지어 가정이라고 다를 게 없다. 204-205p.

     

    피드백에 대한 팁.

    강점과 약점 혹은 보완할 점을 추가하라. 피드백 시, 취약성을 보호한답시고 전투 태세를 갖추지 말 것. xp.

     

    적극적 피드백 체크리스트.

    -. 상대의 건너편이 아니라 옆에 앉을 준비가 되어 있다.

    -. 문제를 둘 사이에 놓는 게 아니라 둘 앞에 가져다 놓을 준비가 되어 있다.

    -. 경청하고, 질문할 준비는 물론 내가 중요한 지점을 완전히 이해 못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다.

    -. 상대의 실수를 시시콜콜 지적하기보다 강점을 인정하고자 한다.

    -. 상대의 감정을 인식하고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그의 강점들을 어떻게 사용할지 고민한다.

    -. 책임을 물더라도 수치심을 안겨주거나 비난하지 않는다.

    -. 내 책임을 기꺼이 인정한다.

    -. 상대의 부족한 부분을 비판하기보다 진심으로 노고를 칭찬할 수 있다.

    -. 어려움을 극복해 성장과 기회로 이어질 수 있는 방법을 논의할 준비가 되어 있다. 211p.

     

     

    공동체의 구성원이 아래 말을 얼마나 자주하는지 지켜보면 취약성을 끌엉안는 정도를 가늠할 수 있다.

    -. 모르겠어요.

    -. 이거 방법 좀 가르쳐줄래요?

    -. 도움이 필요해요.

    -. 저도 거들었어요.

    -. 한 번 해보죠.

    -. 그 책임은 제가 질게요.

    -. 내게 중요한 일이에요.

    -. 제가 곁에 있잖아요.

    -. 난 의견이 다른데, 같이 의논해보죠.

    -. 돕고 싶네요.

    -. 일은 틀어졌지만 배운 게 많아요.

    -. 네, 제가 그랬어요.

    -. 앞으로 잘하면 되죠.

    -. 난 이게 필요해요.

    -. 미안해요.

    -. 내 심정은 이래요.

    -. 큰 힘이 됐어요.

    -. 피드백이 필요해요.

    -. 고마워요.

    -. 당신 의견을 들려줄래요?

    -. 다음번에 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2014/06/07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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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석과 돌멩이

    from 기록 2014. 11. 8. 16:10

    "(중략) 민주씨는 왜 손해보는 듯한 수직적 관계를 유지하면서까지 사교성이 떨어지는 친구를 도왔을까요? 그것은 그 친구를 안정적으로 소유하며 보살핌으로써 모성애적 만족감을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엄청난 미인의 단짝친구가 너무도 못생긴 경우가 꽤 있어요. 미인 친구는 미에 대한 경쟁심이 강하기에 예쁜 친구와 단짝을 하기에는 어딘지 마음이 불편해요. 그래서 자기와는 도저히 경쟁이 안 되는 못생긴 친구와 절친을 맺죠. 주인집 딸과 하녀의 관계처럼요. 추녀 친구는 무엇을 얻을까요? 미녀 친구 주변에 모여드는 고품질 동성, 이성 휴먼 네트워크에 동참할 수 있죠. 노는 물이 좋아지는 것이죠." (2014/06/07 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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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약 어떤 지식이나 식견을 갖고 있으면 그것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할 책임이 있습니다. 확신을 갖고 있다면 어느 곳에서든 그 확신에 따라 행동할 책임이 있는 것이고, 교육을 하고 있다면 교육적 맥락 안에서 그것을 실행에 옮겨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2014/06/14 0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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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3부 정서의 기원과 본성에 대하여

     

    사랑 : 외적 원인의 관념을 동반하는 기쁨이다.

    미움 : 외적 원인의 관념을 동반하는 슬픔이다.

     

    경향 : 우연적으로 기쁨의 원인인 어떤 사물의 관념을 동반하는 기쁨이다.

    싫음 : 우연적으로 슬픔의 원인인 어떤 사물의 관념을 동반하는 슬픔이다.

     

    헌신 : 우리가 경탄하는 대상을 향한 사랑. (헌신의 정서가 쉽게 단순한 사랑으로 변하는 것을 안다.)

     

    희망 : 우리들이 그 결과에 대하여 어느정도 의심하는 미래 또는 과거의 사물의 관념에서 생기는 비연속적인 기쁨이다.

    공포 : 우리들이 그 결과에 대하여 어느정도 의심하는 미래 또는 과거의 사물의 관념에서 생기는 비연속적인 슬픔이다. 

    (공포없는 희망은 없으며 희망없는 공포도 없다.)

     

    신뢰 : 의심의 원인이 제거된 미래 또는 과거의 사물의 관념에서 생기는 기쁨이다.

    절망 : 의심의 원인이 제거된 미래 또는 과거의 사물에서 생기는 슬픔이다.

     

    환희 : 희망에 어긋나게 일어난 과거의 사물의 관념을 동반하는 기쁨이다.

    양심의 가책 : 희망에 어긋나게 일어난 과거의 사물의 관념을 동반하는 슬픔이다.

     

    연민 : 우리들과 비슷하다고 우리가 표상하는 타인에게 일어난 해악의 관념을 동반하는 슬픔이다.

     

    호의 : 타인에게 친절을 베푼 어떤 사람에게 대한 사랑이다.

    분노 : 타인에게 해악을 끼친 어떤 사람에 대한 미움이다.

     

    과대평가 : 사랑 때문에 어떤 사람에게 대하여 정당한 것 이상으로 느끼는 것. 사랑의 결과.

    멸시 : 미움 때문에 어떤 사람에 대하여 정당한 것 이하로 느끼는 것. 미움의 결과.

     

    질투 : 타인의 행복을 슬퍼하며, 반대로 타인의 불행을 기뻐하도록 인간을 자극하는 한에서의 미움이다.

    동정 : 타인의 행복을 기뻐하고 또 반대로 타인의 불행을 슬퍼하도록 인간을 자극하는 한에서의 사랑이다.

     

    자기만족 : 인간이 자기 자신과 자기의 활동 능력을 고찰하는데서 생기는 기쁨.

    겸손 : 인간이 자기의 무능이나 약함을 고찰하는데서 생기는 슬픔.

     

    후회 : 우리들이 정신의 자유로운 결단으로 행하였다고 믿는 어떤 행동의 관념을 동반하는 슬픔.

     

    본문 중에서.

    (2014/06/15 0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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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쁜 6월

    from 기록 2014. 11. 8. 16:05

    중소기업에 취업했다. 흥미 없던 전공을 살려야 하는 일이라 머리를 싸매고 있지만 바쁘게 지내다 보니 잡념이 사라졌다. 다만 주말에도 아르바이트를 하느라 일기 쓸 시간과 공상할 시간이 턱없이 부족한 건 두고두고 아쉬운 일이다. (2014/06/18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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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경을 새로 맞추다.

    from 기록 2014. 11. 8. 16:05
    침대에 안경을 두고 깔고 앉아 안경다리를 부러뜨린 이후 렌즈로 연명한 지 어언 두 달. 오늘 안경을 새로 맞추었다. 한 푼이 아쉬운 입장이라 저렴한 안경원이 있다는 관악구까지 다녀왔다. 렌즈 두 번 압축에 2만 5천 원, 안경테값 2만 원을 냈다. 최소한 바가지는 쓰지 않은 것 같다. 오랜만에 안경을 낀 내 얼굴은 답답해 보였다. 사물도 실제보다 작아 보이는 느낌이고. 내 눈도 실제보다 작아 보일 거다. 그래도 이 모든 불편함을 덮어주는 건 눈이 편안하다는 사실. 돈이 모이면 상담 선생님 말씀대로 라식 수술을 해야겠다.

    (2014/06/19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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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동 한 그릇

    from 기록 2014. 11. 8. 16:04
    본가에 들러 하룻밤을 자고 왔다. 아침에 엄마와 함께 아욱국, 미역줄기 볶음, 호박조림, 깍두기, 고추장을 곁들인 생고추, 오징어포 볶음을 먹었다. 이제 엄마와 함께 식사를 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자 괜히 슬퍼졌다. (2014/06/22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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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문오감일기

    from 기록 2014. 11. 8. 16:04

    시사 in 잡지를 읽다가 세월호 관련 꼭지를 읽는데 눈물이 났다. 슬프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는데 눈물이 나서 당황스러웠다. 여전히 생각으로 감정을 누르고 있나 보다. 그러고 보니 이유 없이 눈물이 흐를 때에는 무언가를 보거나 듣거나 생각에 잠길 때였다. 이런 순간들을 기록해두어야겠다. (2014/06/26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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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월의 마지막 주말

    from 기록 2014. 11. 8. 16:03

    좁은 고시원 바닥에 누워 열두 시간이 넘게 잠에 취해 지냈다. 지난 일 년 동안 나와 가장 많은 대화를 나눈 사람들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리고 끊임없이 머릿속을 맴도는 과거의 일들. 글로 적어두기에는 짧고 잊기에는 강렬한 기억들. 그땐 그랬지. 한참을 곱씹고 정신을 차린 뒤 책을 펼쳤다가 회상에 빠지고 잠들기를 반복했다. (2014/07/01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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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한 꿈들

    from 기록 2014. 11. 8. 16:02
    이번 주는 내게 상처를 준 사람이 등장하거나 앞니가 빠지고 신발이 사라지는 꿈을 꾸었다. (2014/07/04 2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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